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더욱 실감하게 되네요. 오늘 아침에도 행복이가 일찍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하며, 독립적으로 아침식사를 준비해 보라고 했습니다. 행복이가 베이컨과 계란을 먹고 싶다고 해서, "그럼 직접 요리해 보라"며 기회를 주었죠. 저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행복이가 계란을 태워버리고 그것을 칼로 자르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행동에 집중하다 보니 프라이팬을 가스레인지에 그대로 두고 자르는 바람에, 집안이 연기로 가득 차버렸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요. 불나면 어떻게 하려고 프라이팬을 그대로 두었냐고 말이죠. 그렇게 혼자 스스로 아침식사를 준비했습니다.
행복이는 4학년인데, 칼을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주로 아침은 간단하게 시리얼을 먹는데 제가 손으로 먹지 말고 칼을 자주 사용해 보라고 격려해 주었어요. 이런 작은 일상 속에서도 아이가 하나씩 배우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를 옆에서 챙기면서 생각해 보니 아이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부모에게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 같아요. 요리 같은 간단한 일부터, 도구를 사용하는 법, 그리고 실수를 극복하는 법까지 모두 부모가 가르쳐주고, 아이는 이를 통해 성장하죠.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 것은, 아이에게 실수를 통해 배울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작은 실수 하나에도 배움이 있고, 그것을 통해 아이가 독립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부모로서 정말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어제 누군가가 행복이의 가방을 가지고 가버렸습니다. 가방에는 행복이 이름이 크게 붙어 있었고, 어제 테니스 레슨이 있기 때문에 가방 안에 테니스 라켓도 들어있었기 때문에 실수로 가져갔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보면 누군가 일부러 가방을 가져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나 저는 행복이에게 이런 생각을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상은 항상 순순하지 않다는 현실을 아이에게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그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행복이가 스스로 물건을 잘 관리하는 책임감을 가지도록 돕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행복이에게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만큼 순순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대신, "네 물건은 네가 잘 챙겨야 한다"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함으로써 아이가 더 책임감 있게 자신의 물건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었어요.
저는 행복이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관리하고, 물건도 잘 챙기는 아이로 자라길 바랍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가 작은 일상 속에서 독립심을 기르며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잔디 깎이 부모’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행복이가 대학생이 될 때쯤, 자신이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일을 하며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지를 잘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목표를 가지고 아이를 키워가고 있어요.
"잔디 깎이 부모"란 자녀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모든 장애물과 문제를 미리 제거해 주는 부모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표현은 자녀가 스스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겪지 않도록, 부모가 자녀의 앞길에 있는 '잔디'를 깎아주는 것에 비유한 것입니다. 잔디 깎이 부모는 자녀가 실패하거나 실수할 기회를 줄이기 위해 과도하게 보호하거나 개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양육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자녀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녀의 독립성, 문제 해결 능력, 회복 탄력성 같은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