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10시간 넘는 밤 비행기를 타고 아침 8시 30분쯤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비행기에서 몇 시간을 자고 나서, 월요일 일상생활에 바로 복귀하려고 했죠. 집에 도착해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행복이는 학교로 돌아갔고, 저와 스티븐은 여행 짐을 풀었습니다. 시간이 되자 저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당일에 바로 출근하는 것은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하니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트램을 운전하면서 졸지 않으려고 추워도 에어컨을 켜 놓고 버텨야 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여행에서 돌아온 날에는 일상으로 바로 복귀하는 것이 몸에 무리를 준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음번에는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었던 점은, 여행에서 돌아와도 아무도 제가 떠났다가 돌아왔다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평소처럼 출근해 일을 하고 있지만, 몸은 여전히 피곤하고 마음은 여행에서 막 돌아온 것처럼 떠 있는 듯한 상태였어요. 내 자리가 비면 금방 티가 나고, 돌아오면 반갑게 맞아줄 줄 알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더군요. 마치 제가 떠나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평온한 복귀가 오히려 자연스럽고, 좋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인생이란 특별한 경험을 하더라도, 결국 그 경험은 지나가고 우리는 다시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변화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사실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흥미로운 것은, 저 역시 다른 동료들의 일상을 모르고 지낸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삶을 잘 모른 채 각자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다릅니다. 제가 주변 동료들의 일상은 모르지만 저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고, 또 함께 돌아와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챙기고 신경을 써줍니다. 가족만큼은 서로의 변화를 알고,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이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고, 이로 인해 저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일본 여행 도중 일본에 놀려온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과 하룻밤을 보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그때는 오랜만에 살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기쁨은 그 순간으로 충분했어요. 매일 누군가를 만나며 사는 삶도 물론 즐거울 수 있겠지만, 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족이 서로를 챙기고 신경 써주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가족과 함께하는 이 일상이야말로 제게 가장 큰 행복이라는 걸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 사는 분들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살면 가고 싶은 곳도 자유롭게 갈 수 있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혼자 사는 것이 편할 수 있겠죠. 하지만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것이 그 편안함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족이 함께하며 서로를 챙기고 돌봐주는 따뜻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행복입니다. 특히 혼자 여행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과,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의 차이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할 때의 따뜻함과 일상을 함께 나누는 그 힘은, 혼자서는 느끼기 어려운 특별한 감정이죠. 저희는 그 소중함을 가슴에 안고, 이제 다음 여행을 준비합니다. 가족과 함께할 또 다른 추억이 벌써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