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ADHD와 관련된 책을 빌리면서도 주변을..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었지만, 저에게는 모든 것이 달라져야 했습니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부터 변화가 필요했죠. 유튜브에서 ADHD 전문가들이 말하길,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 증상으로 혼을 내지 않듯이, ADHD를 가진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에도 혼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저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종종 말을 잘 듣지 않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곤 합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이 아이를 자주 혼내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그저 ADHD의 증상일 뿐이며, 혼내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을 이해하고,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ADHD는 단순한 '행동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신경발달장애로, 주의 집중이 어렵고, 계획적 행동이나 충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적절한 지원과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저는 행복이가 보이는 행동들을 단순히 문제로 여기지 않고, 그가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호주에 살고 있지만 18년 넘게 영어로 된 책을 거의 읽지 않다가, 처음으로 ADHD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더군요. 또한, 한국어로 된 책들도 구입해서 몇 권 읽을 계획입니다. 공부를 해보니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ADHD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만약 치료를 방치할 경우, 약물 치료에서 올 수 있는 부작용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놀라운 것은, 부모의 잘못이나 양육 방식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이 점을 알고 나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공부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ADHD와 관련된 치료 방법과 예후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ADHD가 치료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평생 지속되는 상태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반된 의견들 속에서 저는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어떤 선택이 아이에게 가장 좋은지 알아가기 위해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치료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사례들을 공부하면서, 행복이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알아가려고 합니다.

솔직히 도서관에서 ADHD와 관련된 책을 빌리면서도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되더군요. 그 누구에게도 제가 이런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지인들에게도 행복이의 ADHD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습니다. 저도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제 자신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도 조금씩 이겨내야 할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저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니까요.

아직은 저도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이제는 단순히 부모의 역할을 넘어서,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제 스스로도 성장하고 돌보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게이로서 살아가며 여러 도전과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제는 ADHD를 가진 아이를 키워야 하는 또 다른 길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만큼 더 많이 배우고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 자신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