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탐험가 Sep 27. 2021

8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립초등학교 입학 이야기

 첫째 가정보육 6년, 유치원 1년, 사립초등학교 입학. 초등학교 입학 전 생활이다.

보통의 엄마들은 사립초등학교를 특별한(?) 집안의 아이들이 입학한다고 생각한다. 사립초등학교 관련 카페에 들어가면 대강 알 수 있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9월~10월이 가까워지면 이런 글들이 많다. 지금이 딱 그 시기다. 학교 추첨 시기가 다가온다는 뜻이다


대강 내용들은 이런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 영유 안 나왔는데, 우리 아이 사립초 가도 될까요?

- 평범한 맞벌이 부부인데, 사립초 다닐 수 있을까요?

- 사립초등학교 들어가서 적응 가능할까요?

- 공부 잘하는 아이들 온다는데, 우리 아이 잘 따라갈까요?


내 마음속에도 그런 마음이 많았기에 거기서 매일 기웃기웃. 하지만 마음속 불안은 숨긴 채, 다짐이라도 하듯 그런 분들의 댓글에 '저희 집도 평범해요. 영어 유치원도 안 나온걸요. 엄마의 소신이 중요할 것 같아요. 파이팅!' 다른 사람에게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대신 썼다. 

주변에서 걱정하는 말들이 많았다. 사립초등학교는 '공부' 하나만 신경 쓴다는 것이다. 

증명되지 않은 소문들도 참 많았다.


정말일까?


걱정도 많았지만,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라는 생각으로 보내고 싶었던 사립초등학교에 입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립초등학교는'추첨'을 통해 당첨이 되면 입학이 가능하다. 다행히 아이는 입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에 무사히 입학(?)했다. 

초등학교는 학기초에 총회라는 것을 했다.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는 일이다. 총회를 마치고 대부분 반 엄마들이 모여 서로 얼굴을 익히고, 수다 타임을 가지는 시간이라고 한다. 나도 빠질 수 없다. 삼삼오오 가까이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갑자기 아이들의 이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디 유치원 나왔어요? 영유 몇 년 다녔어요? 영어 얼마나 해요? 영어 학원 연계 하나요?

학원 어디 어디 다녀요? 뭐 배워요? 악기는 뭘 해요? 등등등...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들은 비슷비슷했다.

"우리 아이 00 영유 3년 차요." 그럼 엄마들은 부러운 눈으로 그 사람을 쳐다본다.

"우리 애는 1년 차인데요." 그럼 약간 걱정의 눈으로 쳐다본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00 엄마 00 이는 어디 유치원 나왔어요?"

"우리 애는 일반 유치원 1년 다녔어요. 집에서 저랑 6년 있고요."

그렇게 '영유 영유' 외치던 엄마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


"어머나, 정말요? 걱정의 눈빛과 의아한 눈빛이 교차했다.

다들 각자의 상황이 있으니까. 영유를 3년 나왔든, 집에서 6년을 있었든 개별적 존재로 소중한 경험들이다.

이런저런 대화들이 오가고, 다른 엄마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그분들도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우리는 1학년 엄마가 되었다.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며 나에게 다짐이라도 하듯 내뱉어 본다.

영어 유치원 경력은 없어도 아이는 분명 학교 생활 즐겁게 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


놀았던 경력
멍 때린 경력
엉뚱한 상상 경력

물어봐 주는 사람은 없는 걸까?

 


 -사립초등학교 적응기 2편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독특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