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장사의 시작 014) 판매 레시피
2호점까지 계속해서 좋은 매출을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나의 몸무게는 거의 10키로 정도가 빠졌다. 길 건너편에 있는 2호점 매장과 1호점매장을 뛰어다니며 고객응대부터 매장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생계형 자영업자가 하나의 매장이 늘어나면서 혼자서 중요한 일들을 모두 처리 할려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시스템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2호점에 믿을만한 숙련된 멤버에게 점장의 자리를 주고 리더교육을 시키며 조금씩 독립매장으로 만들어갔다. 그리고 아내와 나 그리고 3명의 직원과 테이블에 앉아서 회사규칙을 만들었다. 지각부터 월급 제도까지 경력에 따른 작은 복지까지도 모두 규칙으로 정했다. 규칙을 정하는 과정도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서 정하였고 또한 직원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했다. 결과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실감 할 정도로 모든 직원이 사장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일했고 우리의 시스템은 더욱 견고해졌다. 모든 시스템에는 신상필벌이 모두가 들어가 있어야 그 시스템의 힘이 강해진다. 규칙을 지켰을때와 지키지 않았을 때의 보상과 패널티는 분명했다. 예를 들어 지각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지 않을 경우 그달 급여를 2만원씩 올려주었고 지각을 할 경우 모두가 모여서 지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회의하게 하였고 시스템을 갖추게 하였다. 그 이후 지각하는 멤버는 단한명도 없었다. 모든 규칙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게 붙여 두었고 모두가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는 룰만 있었으며 직원들을 감정이 아닌 시스템으로 리더를 하였다. 열심히 하면 잘해 줄께! 월급 많이 줄께! 같은 식의 애매모한 희망고문을 절대 하지 않고 눈으로 보고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상과 패널티를 분명하게 규정하고 그것을 원칙으로 지켜 나갔다. 비록 우리매장은 두 곳이 전부였지만 조직의 시스템이 조금씩 견고해지면서 매장에 대한 더 큰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그 시점에 1호점인 디○○라는 브랜드의 소비자 타켓층이 조금씩 어려지고 있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단골로 구성된 장사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단골 어머니께서는 나와 워낙 신뢰관계가 좋다보니 무엇이든 사라고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지만 워낙 유행에 민감한 아이들은 너무나 많이 입고다니던 우리브랜드에 조금씩 식상해 하기 시작했다. 따라온 부모님들은 사라고 해도 진작 옷을 입는 아이들은 사지 않겠다고 때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 당시 월 매출은 최고점을 찍은 상태였고 매장 수익 또한 최고점을 찍었지만 나의 마음은 불안해져만 갔다. 그때 처음으로 “ 지속가능함이 흔들리면 좋은 장사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순간 잘되는 장사는 찾아보면 주변에 참 많이 있다. 하지만 꾸준하게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장사는 잘 없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장사가 가장 좋은 장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친절하고 판매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시대적 유행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때 내마음속을 스치며 지나간 생각이 스포츠 브랜드였다. 스포츠브랜드는 특정 나이에만 소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 갓난 아이부터 시니어 할아버지 할머니까지도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비영역이 아주 넓었고 또한 스포츠는 운동이나 건강에 관련된 품목이라 원트 사업이 아닌 니즈 사업에 가까웠다. 즉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에 의해서 구매를 하는 니스 소비는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니즈 소비시장은 지속가능할 수가 있겠다 싶었다. 그 이후 스포츠 브랜드를 섭외하기 시작했고 내가 오픈할 수 있는 자본이나 주변 매장의 규모가 20평 내외라 빅브랜드를 섭외하기에는 쉽지가 않았고 왠 만해서는 주변상권에 빽빽하게 입점이 되어있었다. 고민과 연구 끝에 찾아낸 브랜드가 리○이라는 스포츠 브랜드였다. 그 당시 리○브랜드는 대형 3사 정통 스포츠 브랜드였지만 인지도가 조금 떨어진 상태라 오픈이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본사 미팅을 걸쳐서 순탄하게 오픈을 하게 되었다. 참 운이 좋게도 내가 리○ 브랜드를 오픈하자마자 특정 연예인광고가 연일 이슈거리가 되었고 광고제품이 모두 단숨에 품절이 될 정도로 판매고를 올릴 수가 있었다. 동성로에는 나의 부모님과 같은 스승님이 계셨는데 내가 오픈한 리○브랜드를 동성로에 오픈해보시라고 권했고 사장님께서는 온전히 나를 믿고 오픈하셨다. 대구 최고의 중심상권에 오픈을 하니 대구 경북지역에 우후죽순으로 오픈쇄도가 이어졌고 나도 추가로 리○ 2호점을 경산 중앙로에 오픈을 했다. 그 당시 경산 중앙로에 오픈한 것은 작은 모험이었다. 경산 중앙로에는 경산에서 가장 큰 경산 시장과 경산역이 나란히 붙어있어 입지는 좋았지만 브랜드 형성이 많이 미흡했다. 우리매장도 상권을 보면 오픈사유가 되지 않았지만 나의 실적을 믿고 본사에서 오픈허락을 해준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매장이 순식간에 4호점까지 오픈하게 되었다. 그때부터는 이미 만들어진 시스템을 계속해서 흐름에 맞게 업데이트를 하였고 판매 레시피라는 것을 처음으로 만들게 되었다. 레시피는 요리를 할 때 조리법을 말한다. 판매에도 분명 방법이 있다. 그것을 모르고 고객응대를 하면 목적구매를 하는 고객님께는 쉽게 판매가 이루어지지만 호기심으로 입점을 하거나 구경손님에게 충동구매를 이끌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좀 더 쉽게 판매를 할 수 있는 나만의 판매 매뉴얼인 판매 레시피를 만든 것이다. 각 매장에 음식 메뉴판처럼 붙여두고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해두었다. 고객응대 할 때의 인사부터 대화멘트나 판매 동선이나 카운터에서 해야 하는 매뉴얼부터 세세하게 레시피를 제공하고 연습을 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리가 자리한 매장이 전국으로 비교한다면 터무니없이 작은 상권에 작은 크기의 매장이었지만 모든 매장이 전국순위 top랭크에 들게 된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꿈 넘어 꿈을 준비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