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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2부 장사의 시작 016) 나의 스승님

by 우상권

나에게는 삶의 스승님이 3분 계신다. 한분은 나를 낳아준 어머니이다. 어릴 적 너무나 가난한 살림에 4남매를 키우시며 부지런하고 성실한 머니의 삶의 태도가 어린 나에게도 학습이 된 것같다. 지금도 내가 가진재능중 가장 경쟁력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단연 성실과 부지런함이다. 지금도 그 부지런함으로 남들이 생각할 때 나는 움직이고 남들이 움직일 때 나는 시스템을 만들어 실천한다. 이것이 내가가진 가장 큰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비즈니스를 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나는 행동으로 옮겨놓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덜렁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이거다 싶은 판단이있으면 너무 복잡한 생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주저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스케줄로 설정하고 실천한다는 것이다. 타이밍이다 싶으면 그 누구보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실천하고 시스템화 시키는 것에는 능숙 한편이다. 이것은 우리 어머니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보고 학습된 것이 분명하다. 지금도 아주 가끔씩 게으름이 찾아올 때면 나는 어릴 적 어머니의 모습을 떠오르며 또 한번 각성하게 된다. 하루 잠 3시간 주무시고는 4남매의 도시락준비를 마치고 할아버지의 밥까지 완벽하게 차려두고 본인이 출근하는 모습을 어른이 된 나의 시점에서 그때를 되돌아 보면 참 대단한 사람이 바로 우리어머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첫 번째의 스승님은 대단한 우리어머님이시다.

두 번째 스승은 시내사장님이다. 현명한 신하는 두 임금을 모시지 않는다는 말을 어느 역사 속 책에서 본적이 있다. 나는 그 말을 참 좋아한다. 나도 19살 장사를 배우며 일하기 시작한 이후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일해본적이 없다. 남들은 많은 경험을 해야 성공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들과 조금 생각이 다르다. 성공의 영역은 가로의 영역이 아니라 깊이의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쩌면 한사장님 밑에서 일을 배우며 때로는 힘들고 지치고 일하기 싫을때가 없었겠나?..참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당시 시내사장님께 배울 것이 너무나 많았고 내가 처음 부자를 꿈꾸게 하신 분이셨기에 가끔씩 주변 사장님들이 높은 월급조건을 명함위에 적어 주고 갔지만 받는 즉시 버렸다. 한 사장님 밑에서 배웠기에 나는 나의 영역에서 더욱 깊이 있게 성장할 수가 있었다. 시내 사장님께서는 돈 관리하는 법부터 장사철학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셨고 하루매출에 나를 평가 하지 않으셨다. 한번은 귀금속 매장에서 일을 할 때였는데 그 당시에는 집에 안 쓰던 금을 가지고 오면 그 값을 쳐주고 새로운 귀금속으로 바꾸어주는 고금교환판매는 것이 유행할 때였다. 고객 중 누군가가 고금을 들고 오셨고 바쁜 주말이라 나는 꼼꼼히 확인하지도 않고 무게만 재고는 다른 새 제품의 귀금속으로 교환해 드렸다. 조금 한산해진 시간에 고금을 자세히 보니 도금의 가짜 금제품이었다. 나는 가짜를 받고는 진짜금으로 교환해준 것이었다, 그 당시 금액도 거의 100만원에 가까운 거금이라 나는 복잡한 시내거리를 후비며 그 고객을 찾아 다녔다. 거의 2시간 남짓 땀을 흘리며 시내거리 구석구석을 찾아다녔지만 그 고객님은 찾을 수가 없었다. 어깨가 땅에 붙을 것처럼 죄책감에 매장에 들어오니 사장님께서는 땀이 잔뜩 흐른 채 고개 떨구며 들어오는 나를 보고는 “ 상권아..괜찮다. 오늘일은 언젠가 한번은 일어날 일이었다. 니 가 아니었어도 누군가는 한번은 실수를 했을 끼야.. 기죽지 말고 다음부터는 조심하자..!”라고 말씀하고는 애써 웃으시며 매장 밖으로 나가셨다. 나도 언젠가 매장 사장님이 되어 직원이 이런 실수를 했을 때 저 사람처럼 통크게 그 실수를 덮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동시에 저분이라면 내가 평생을 믿고 따르며 충성하고 싶었다. 그 이후 가품을 구별하는 도구를 마련해주셨고 구별법까지 전문가를 불러서 교육시켜 주셨다. 리더의 참모습은 좋은 일에 있어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의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그 리더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말을 그 때 그 사건으로 가슴속깊이 새길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 나의 스승님은 고객님이다. 모든 것은 고객님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장사를 하면서 실패도 성공도 모든 것이 고객님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즉 매장의 존패는 고객으로부터 시작되고 고객으로부터 끝이 나는 것이다. 장사를 하는 사장님들은 이것을 명심해야만 장사로 돈을 벌수가 있다. 클레임을 거는 고객님들도 다 충분한 이유와 명분이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그 이유를 꼭 찾아내야 한다. 써비스가 나빴던지 물건이 불량이든지 우리가 실수를 한부분이 있는지를 분명히 찾아내야하고 그 이유를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로 구축해야 한다. 이런 클레임 고객님들 덕분에 매장의 써비스의 질은 더욱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매장을 찾아주는 모든 고객님들이 엄지 척만 하고 간다면 그 매장은 불행이도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난이도 높은 클레임고객님이 있어줘야 그 해결 과정에서 좀 더 질 높은 써비스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또한 그로인해 매장은 한층 성장한다. 가끔씩 장사를 하면서 주변사장들이 클레임고객님과 실랑이를 하다가 무너진 자존심에 매장문을 닫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장사는 그릇이 넓어야 성공하고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사장의 그릇은 사람을 안을 수 있는 크기를 말한다. 엄지척만 해주는 고객님만 안을 수 있다면 그릇이 작은 것이다. 때로는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클레임을 일으키는 고객님들조차도 그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해결해주고 안을 수 있는 역량이필요하다. 그것이 장사의 그릇이고 사장의 그릇이고 성공의 그릇이다.

하루 중 여러 고객님들을 응대하다 보면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이고객님처럼 나이가 들고 싶다는 고객님들이 있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삶의 지혜를 구하며 이야기를 끌어낼 때가 많았다. 그런 고객님들은 자신을 존경해주고 지혜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호의적으로 대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도 있었고 너무나 지혜롭게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님도 계셨고 삶의 진리를 알려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고객님도 계셨다. 이렇게 나는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는 고객님으로부터 우리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게 되었고 훌륭한 모습의 고객님들께는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되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의 직업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사람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넘쳐난 것이다. 이렇게 나는 세분의 스승님을 모시고 지금도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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