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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NA May 31. 2024

부유하는 것

잔해

폭풍은 이유도 예고도 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후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잔잔한 파도가 이는 바다로 되돌아온다.


폭풍을 견디느라 이제 더는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게 된 처참한 잔해들은 남아 반짝이는 윤슬에 뒤섞여 파도를 타고 떠돌다가 흩어져 버리겠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나는 그저 그것들이 부서져 사라져 가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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