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찾아오는 회한은
서늘하고 깊은 동굴 속을
홀로 걷는 것 같아
신발을 길 위에 벗어버린 채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위를
정처 없이 걷다
돌이 박혀 피멍이 들고 부르터
발에 피가 배어 나오면
그제야 엉엉 울 수 있었던
젖은 그 새벽이 떠올라
비가 나인지 땅이 나인지
하염없이 쏟아지던 비에
무참히도 젖어버린 그림자가
남긴 발자국은 처량히 남았고
젖은 머리는 아직도 마르질 않았다
그림은 추상이고, 상상은 망상이다. 강이나(EANA) 입니다. 산문시와 에세이를 씁니다. 최근 시집 <계절의 흔적>을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