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요는 비어있을 때야
비로소 찾아오곤 했다
쌓아 올린 모래성이
흔적도 남지 않았을 즈음
기억은 희미한 빛을 내며
아스라질 때
고여있던 마음은
어찌할 바 없이
흘러가버린다
시공의 허무 속에서야
닿을 수 있었던
침묵의 공허
<공허의 시간>
강이나(EANA) 입니다. 산문시와 에세이를 씁니다. 최근 시집 <계절의 흔적>을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