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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앙다 Dec 30. 2021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올해도 출판한 <트렌드 코리아 2022>는 내년 트렌드의 첫번째로 ‘나노사회’를 꼽았다.


 TIGER OR CAT으로 정리된 2022년 10대 트렌드의 벼리가 되는 키워드는 ‘나노사회’다.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개인화되는 메가트렌드에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국 사회의 원자화에 결정타를 날렸다. 직장도, 모임도, 심지어 가족도 결속력을 현저하게 잃어가는 가운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개개인은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게 됐다.
- <트렌드 코리아 2022>


 점점 개인화되어 가는 사회 흐름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 나는 여러 번 놀랐는데, 그 이유인즉슨 이 트렌드라는 게 요즘의 내 모습과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내가 트렌드를 이끄는 사람이었던건가! 당연히 그건 아닐테니,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 분위기를 따라 가는 사람이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주일엔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은 확 줄어들었다. 회식이 없어진 건 좋지만, 이전보다 확실히 소속감은 떨어졌다. 동료들과 수다떨고 공감하는 회사생활의 즐거움을 일면 잃어버렸다. 내가 너무 개인주의가 되어가나 하는 걱정도 들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팀만 그런 게 아니고, 우리 회사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사회의 큰 흐름이었다.


 문득 경각심이 들었다. 나름대로 내 주관과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나도 어쩌면 그저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회 흐름에 맞추어 내가 나를 스스로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내가 나도 모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소름끼쳤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 말이 떠오른 건 아마 우연이 아닐 것이다. 살아가고 있는지, 살아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이렇게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쓰고, 브런치에 있는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도 하고, 웃고, 슬퍼하기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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