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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라는 기둥과 글쓰기

by 김이안


글도 최소한의 생계가 유지될 때 써진다. 그러므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일하러 가는 평일과 일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생활비를 버는 시간이 기둥처럼 벼텨주기에 그 위에 무언가를 쓰고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인턴을 그만두고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을 때,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밥을 먹어야 꿈도 꾸지!'라고 했던 주호민의 말이 맞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위협 받으니모든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따라서 출근하기 싫어도, 나를 잡아끄는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질질 끌려가는 것 같아도, 일할 수 있음에, 생활비를 벌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생계라는 발판이 있어야 그 위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리고 먹고살기 위해 일한다는 것은 그 일이 무엇이든이 존엄하다. 귀하고 가치 있다.



치열하게 노동하는 자의 글에 힘 있는 언어가 실린다. 그렇기에 하기 싫어도, 지겨워도, 고되도, 오늘 내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 해내야 한다. 그런 삶의 태도에서 진솔하고 울림을 주는 글이 나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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