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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Sep 29. 2022

점심시간 때문에 회사 간다.

출근해서 가장 행복한 시간?


My favorite 환상 조합. 보리밥 & 들깨칼국수 + 두루치기


오늘 점심은 환상의 세 가지 조합, 보리밥 + 들깨수제비 + 두부 두루치기를 먹었다. 맛있고 배부르게 식사를 한 후 이어서 아이스 라떼를 한 모금 들이키는 순간, '크으~ 회사생활 별거 있나, 이렇게 점심시간에 다같이 맛있는 거 먹고 라떼 한 잔 시원하게 먹으면서 일하는 거지 뭐'란 생각을 한다.



학교에 다닐 때와 취업 준비할 때와 직장 생활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점심 시간이다. 직장에서의 점심시간이 가장 달콤하고 기분 좋다. 취업 준비하며 공부할 땐 밥 챙겨 먹는 게 일이었다. 안 먹으면 공부를 할 수 없으니 먹긴 먹어야 하는데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게 때론 진짜 귀찮았다. 학교 다닐 때도, 심시간은 이상하게 좀 불편하고 정신 없었다.  수업 때문에 좀 빡빡하기도 하고, 아무튼 점심시간이 그렇게 기대가 된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어떤가. 점심시간이 큰 낙이다. (아니 유일한 낙일지도?) 점심시간 20여분 전부터 몸의 컨디션은  점점 올라오고, 식사를 할 때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마음도 제일 여유롭다.

 


회사마다 구내식당이 있는 곳도 있겠고 점심 식사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은 그날그날 메뉴를 결정해서 주변의 식당을 찾아가는 식이다. 그래서 오늘은 뭘 먹을까 -라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물론 때로는 그다지 당기지 않는 음식을 먹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다 같이 먹으면 별로 안 좋아하는 음식도 비교적 맛있게 입으로 들어간다.



날씨 좋을 때 여기에 테이크 아웃 커피까지 한 잔 딱 들고 걸으면 "이런 게 행복이지"란 말이 저절로 나온다. 약간 오바해서 말하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랄까. 찰나의 감정이긴 해도 이때 느끼는 잠깐의 행복감이 오후 시간의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느끼는 이 행복감이 남은 하루를 지탱해준다.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점심시간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해요'- 라는 말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마음이 건강한 사람일수록 계절의 변화를 잘 알아채고 '아, 오늘 날씨 좋다!' '햇살 참 좋네' '바람 참 시원하다' 이렇게 날씨에 감탄사를 내뱉을 줄 아는 사람이란 뜻이다.




오늘도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 식당으로 향하면서 밝게 내리쬐는 햇살과 나뭇잎을 잠시 감상해본다. 가을 공기를 코로 흠뻑 들이마셔본다.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껴본다.



점심시간만큼은 잠시 업무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점심 메뉴를 고르고,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여기에 맑은 햇빛을 쐬며 커피 한 모금 마실 수 있다면 그래도 괜찮은, 어느 정도 행복한 직장생활이 아닐까.



오늘도 맛나게 먹은 보리밥과 잠깐 쐰 가을 공기와 여유 한 모금 다음은 커피 한 잔이 어우러진 점심시간을 힘입어 오후 시간을 버텨낸다. 점심시간이 있어 하루를 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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