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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Oct 22. 2022

내가 쓴 글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글을 쓴다는 건 나를 드러내는 일이다. 내 생각과 감정이 글로 표현된다. 그래서 내가 쓴 글이 누군가의 공감과 지지를 얻으면 '나'라는 '존재'가 공감과 지지를 얻은 느낌이 든다. 그 느낌 때문에 계속해서 글을 다.


글을 쓰는 나는 몰입되어 있다. 언어의 바속에서 생각의 흐름을 타고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조합하다 보면 나만 전혀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반 무중력 상태랄까. 이 몰입감은 특히 내가 어떤 아픔이나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유용하다. 글 쓰는 행위에 몰입하는 순간만큼은, 설령 내가 그 고통에 대해 쓴다 하더라도 고통과 나 사이에 일정한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나의 글을 완성하고 나면 뿌듯하다. 후련하다. 내 아픔과 고통이 들어간 글을 쓰고 나면 글 속으로 슬픔의 무게가 조금은 옮겨간 것 같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복잡했던 생각들은 글을 통해 좀 더 명료하게 정리된다. 설레고 행복했던 일들도 글이란 형태로 기록하고 나면 그 여운을 더 오래 느낄 수 있다. 더 길게 간직할 수 있다.

 

글을 쓰고 나면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남아 있어서 좋다. 글 쓰는 동안 나는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 성취감과 뿌듯함이 글을 쓴다는 것의 매력이다.

 

여기에 더해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반응해줄 때, 그 글은 또 다른 생명력을 가진다. 하지만 내 글을 어느 공간에 오픈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법. 비공개 글을 쓰면 남 눈치 볼 것 없이 자유롭게 두서없이 마음을 촤라락 펼칠 수 있지만 결국 그 글은 내 안에 갇혀 있다.


그러나 내 글을 공개하고, 그 글을 누군가가 읽어주어, 공감 스티커와 댓글이 달리면 글에는 따스한 체온이 깃든다. 그리고 마치 새처럼 자유롭게 누군가에게 다가가 마음을 두드린다.


글을 쓸 때의 몰입감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쓰는 도중 내 마음을 꼭 맞게 드러내는 어떤 단어, 어떤 표현을 찾아내면 짜릿하다. 내 글이 누군가의 공감과 지지를 통해 온기를 얻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긍정하게 된다. 그래서 글을 쓰면 쓸수록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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