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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Nov 24. 2022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는 월드컵에서 여전히 약팀이다.


일단 이것부터 기억해두자. 월드컵거저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3년 반에 걸친 아시아 지역예선과 최종예선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은 소중한 기회다. 그래서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일단 장히 의미 있는 일이고 값진 결과라는 걸 기억하자.


그러나 월드컵에 진출한 이상 우리나라 대표팀은 다시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된다. 바로 16강, 즉 조별리그 통과다. 월드컵에 오기까지의 여정도 물론 쉽지 않은, 험난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월드컵은 세계에서 축구를 잘하는 32개의 나라가 벌이는 최고 레벨의 대회다.


피파랭킹이라는 객관적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월드컵 참가국 32개 나라 중에 22번째에 속한다. (피파랭킹은 28위)



이 말은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16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객관적 지표가 우리보다 높고 강한 상대들을 꺾어야 가능하다는 걸 의미한다.


피파랭킹으로 포르투갈은 9위, 우루과이는 14위이다. 대한민국은 28위, 그리고 가나는 61위인데 우리가 가나를 무조건 꺾는다고 가정해도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에 적어도 패하지 않아야 16강에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요약하면,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어간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목표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부터 펼쳐질 우리나라의 월드컵 한 경기 한 경기를 볼 때마다 일단 우리가 월드컵에서는 약팀이고 언더독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응원했으면 좋겠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그게 어쩌면 당연하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의 매력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열세라 하더라도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이 희망을 가지고 대표팀을 응원하려 하는 다.


또한 경기 내용에서 우리나라가 투지 넘치는 모습,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록 결과가 안 좋아도 우리는 멋진 경기였다고, 최선을 다했다고 대표팀을 격려할 것이다.


(2007년 U20 청소년월드컵 때 이청용, 기성용이 주축이었던 우리나라가 '2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했지만 잘 싸웠다는 격려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대한민국 대표팀 월드컵 최종 명단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 하나 더.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항상 논란은 있어 왔다. 이 선수를 왜 뽑았느냐, 이 선수 말고 다른 선수가 더 필요한 것 아니냐 등등. 또한 월드컵 매 경기 때마다 선발로 출전하는 명단이 발표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모든 논란은 종식된다. 신의 한 수였다고 감독을 치켜세우게 된다. 하지만 어떤 선발 명단과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도 결과가 안 좋으면 없던 논란도 생기는 게 축구다.


그러니, 이제 조별리그 한 경기 한 경기 때 선발로 어떤 선수들이 나오든 우리는 지금 이 11명의 선수들이 우리나라 대표팀이 가장 강력하게 경기할 수 있는 최선의 선수들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전술과 선수 선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4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월드컵을 준비한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은 분명 그들이 꾸릴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을 꾸린 것이 분명하다.

 

관중이 보고 판단하는 것과,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고 전술훈련을 한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그러니 이제 경기에 앞서 선발 명단이 발표되고, 대표팀의 축구경기를 보면서,


우리는 일단 월드컵에선 약팀이라는 것과, 


조별리그 때마다 보는 11명의 선수들이 현재 대한민국의 최상의 선수들이라는 것,


또한 경기에서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전술 역시 4년을 준비한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고심 끝에 내놓은 최고의 맞춤 전술이라는 걸 기억하면서 대표팀을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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