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신경 써서 행사를 준비하고 기획했는데도 예상치 않은 부분에서 진행이 삐걱이고 펑크가 날 때가 있다. 프로젝트 도중 큰 미스가 생겨서 무거운 마음으로 회의에 들어가고, 온종일 그 후유증에 마음이 가라 앉았던 날. 동료 직원의 한 마디가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만들었다.
"에이, 오늘은 그냥 안 되는 날인가봐요"
자책과 원인 분석의 탁하고 무거운 공기를 흘려보내고 마음에 환기를 시켜주는 말이었다. 맞다. 이상하게, 작은 문제가 꼬이고 연쇄작용을 일으켜서 계속 다른 부분에도 미스가 발생할 때가 있다. 이런 때 하루 종일 시무룩해하고 위축되어 있는 것보다는 때로, 그냥 안 되는 날인가 보다 하고 쿨하게 인정하는 게 마음에 좋다.
예를 들어, 축구에서도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면 강팀이 종종 약팀에게 덜미를 잡히고 패하지 않나.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순 없다. 어느 날은 패하게 되어있다. 그런 때 "그냥 안 되는 날인가 보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최대한 빨리 훌훌 털고 일어서는 것. 이게 강팀의 조건이자, 우리의 마음 챙김에 있어 비타민과 같은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