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시를 알고 있는가. 맞다. 교과서에서 은유를 설명할 때 나온 바로 그 시다. 나는 대청호라는 호수를 바라보며 비로소 이 시의 의미를 체감했다. 바다와 다르게 호수는 잔잔했다. 잔잔하다 못해 아예 멈춰 있는 듯 싶었다. 고요함 속에 마음의 부산물은 가라앉는다. 평온함이 살며시 깃든다.
마음이 복잡할 때, 고요함 속에 걷고 싶을 때, 나는 이 오솔길을 찾는다. 걷다가 만나는 쉼터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마음을 잠시 누인다. 편안하게, 마음에게 잠시 낮잠을 자도 좋다고 속삭인다.
네이버 지도에는 이 오솔길의 시작점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네비게이션에 대청호 카페 '담'을 검색해 보자. 실제로 가보면 카페에 도착하기 전에 호수를 향하고 있는 공터 주차장이 나온다. 그곳에 주차하고 호숫가로 내려가면 오솔길이 보인다. 그 오솔길이 나의 숨겨둔 명상의 길이자 마음 비움의 길이다. 브런치 글벗들에게 이번에 특별히 공개한다.
이 오솔길엔 사람이 한적해서 그런지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카페를 들어가야 한다. 나는 카페 '담'을 주로 간다. 카페 2층에 가면 탁트인 호수뷰가 보인다. 날씨가 따듯할 땐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며,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 한 모금, 풍경 한 모금. 거기에 책 한 권이면 나는 더 바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