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이름을 가장 많이 말하게 될 날
이제 곧 새로운 근무지로 첫 출근이다. 떨어져 있던 가족과 함께 2주간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의 시간을 보냈다. 짧게 다녀온 제주와 우도 여행은 생각보다 길고 고됐던 지난 7년의 근무 생활을 매듭짓고 훌훌 털어 버리게 했다. 특히 우도의 진한 사파이어색 바다와 시간을 잠시 멈추게 하는 풍경들은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어루만져 주었다.
아내의 처가가 있는 동해바다 근처의 도시에서 남은 날들을 보냈다. 아버님 어머님과 식사를 하고, 매달 3만원씩 회비를 모았던 친한 가족들과도 모처럼 모여 거한 회식과 만담을 풀었다. 첫째 아이와 문구점에 가고 카페를 가고 마라탕집을 가며 소소한 데이트를 했고, 둘째 아이와는 술래잡기를 하고 몸으로 놀아주며 이제 막 말문이 터진 아이의 몇몇 발음과 단어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충분한 잠을 자고, 책과 영화도 보고, 좋은 사람들과 대화도 하고, 2026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기 전 의미 있는 시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알차게 보냈음에 감사한다.
'이사'만큼 사람에게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게 없다고 한다. 주변 환경이 아예 바뀌고, 만나는 사람들이 다 바뀌는 것이니 그럴 것이다. 새로운 도시, 새롭게 만나게 될 사람들은 내 생각과 가치관에 여러 변곡점들을 만들어내겠지. 확실히 '전학'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불안과 쑥스러움보다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기대감과 설렘이 더 가득하다.
물론 3의 법칙. 3일, 3주, 3개월, 3년 즈음이 될 때마다 모종의 위기와 예상치 못한 어퍼컷들이 찾아오기도 할 테지만. 그건 그때 가서 걱정하고 아파하는 걸로. 오늘은 한 해 통틀어 내 이름을 가장 많이 말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안녕하세요 김이안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무표정으로 인사할 순 없으니, 미리 얼굴 근육을 스트레칭 해놓자. 아.에.이.오.우~
"안녕하세요, 김이안입니다"
새해, 새로운 곳에서의 첫 출근의 오늘이 '안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