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을 시작해보세요' 버튼을 켰다. 잠시 후에 첫 콜이 들어왔다. '밀어서 수락하기' 글자를 손가락으로 스와이프 하니 가게 주소가 떴다. 근처 치킨집이었다.
퇴근시간대라 거리에 차가 많았다. 네비를 따라 배달요청이 들어온 치킨집 근처에 도착했다. 목적지 부근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OOO 치킨집이 보이지 않았다. 가게에 전화해보려고 통화버튼을 누르려는데 바로 옆, 문이 열린 곳 사이로 콜라가 보였다. 설마 여기인가?
들어가 보니 흰 비닐봉지 포장이 놓여 있었다. 사장님이 나오셔서 "O팡이시죠?"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비닐봉지를 건네주셨다. 나오면서 다시 확인하봐도 가게 간판이 없다.
아내가 전에 배달음식을 시킬 때 무작정 시키지 말고 거리뷰로 가게 외관을 한 번 확인하고 시켜야 한다는 말이 문득 기억났다. 길에서 보면 여기가 치킨가게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쨌든 나는 오늘 주문자가 아니다. 이 치킨을 무사히 목적지에 갖다 놓아야 하는 배달원이다.
옆에서 치킨 냄새가 모락모락 나는데 이게 내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라니, 기분이 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