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는 게 인생의 다는 아니다

스포 없는 픽사 영화 '소울' 리뷰

by 김이안


괜히 픽사의 작품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이래서 픽사 픽사 하는구나 싶었다. 전작 인사이드 아웃이 '슬픔도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었다면 이번 영화 '소울'에서는 '꿈을 이루는 게 인생의 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건네준다.

창문에 비치는 밝고 따듯한 햇살,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들, 은은한 커피 향기, 군침이 도는 떡볶이 등 어찌 보면 소소하고 당연한 것들이 실은 전혀 당연한 게 아니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수록 반짝이는 작은 기쁨을 견하고 느낄 수 있다.



두 가지 자세가 모두 필요하다

우리가 꿈이라는 것에, 내가 바라는 성공과 성취의 순간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삶의 소소한 순간순간들을 누리고 즐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두 가지 자세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본다. 삶의 순간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누리는 것과, 미래의 목표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 이 두 가지가 공존해야 한다.

지금, 현재의 행복감에만 집중하려 하면 책임과 성숙에서 멀어진다. 반면 장기적인 목표에만 집중하다 보면 감사함과 소소한 기쁨을 놓치게 된다.




내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인생을 돌아볼 때 그동안 내 삶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고르라면 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앞으로 내가 마주하고 싶은 빛나는 순간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분명 내가 꿈꿨던 그 순간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가슴 벅찬 희열과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험을 미루어 볼 때, '이게 다야?'라는 물음과 약간의 공허함이 분명 곧 생기리라 본다.

목표와 꿈은 소중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현재를 갈아 넣지는 말아야 한다. 성취에만 집착할수록 그것을 내가 원하는 때에 이루지 못하는 스트레스와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난 뒤에 오는 공허감이 이중으로 나 자신을 괴롭힐 수 있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이고 경이로움

언제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게 어렵다. 현재를 살고 또 미래를 살아야 한다. 꿈과 책임이 동시에 나아가야 한다. 인생은 하이라이트 영상이 아닌 꽤나 긴 롱테이크 영상이다.

어쩌면 목표를 성취해 빛나는 순간보다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탈한 하루, 소소한 하루, 벼텨내야하는 하루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영화 '소울'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삶'이라는 것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라고. 설령 꿈을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고. 내겐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아도 괜찮다고 말이다.

'소울'을 보며 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문제들을 잠시 내려놓기를. 기억하자. 지금 내가 숨을 쉬고, 살아 있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움이고 가능성이자 여전한 희망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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