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교육 2일차, 오늘은 탑차를 운전해봤다. 탑차는 지붕이나 뚜껑이 있는 화물차를 뜻한다. 앞으로 배송을 하려면 탑차 안에 물건들을 싣고 이동을 해야 하기에 마치 운전면허 주행연습을 하는 것처럼 탑차를 운전해봤다.
1일차 영상교육 내내 승용차와 탑차는 길이와 회전축이 다르기 때문에 커브를 돌 때 유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들었던 터라 핸들을 잡으니 긴장이 됐다.
먼저 공터에서 장애물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기와 주차하기 연습을 했다. J 교육 담당자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주고 자리를 바꿔서 내가 운전을 했다. 탑차는 승용차와 다르게 앞부분이 거의 없고 뒷부분이 길어서 방향 전환시 좌우 백미러를 수시로 확인해야 했다. 장애물이 좀 타이트하게 배치되서 그런지 한 번에 회전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걸릴 것 같으면 짧게 후진을 했다가 앞으로 가기를 반복해야 지그재그로 겨우 통과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번 정도 장애물 주행 연습을 하는데 옆에 J담당자님이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는 소리가 났다.
'이제 내가 익숙하게 해서 그런가? 그래도 그렇지 옆자리에서 영상을 보는 건 좀 아닌 거 같은데..'
그때 마침 J담당자가 내게 물었다.
"이레님은 혹시 결혼 하셨어요?"
"네 했어요"
"아 그럼 혹시 아이도 있으세요?"
"네 이제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요?"
"와 정말이요? 부러워요. 저희 아이는 이제 14개월 됐는데 아내가 좀 전에 아이 찍은 걸 보내줬어요. 유모차 장난감을 어제 사줬는데 잘 갖고 노나봐요"
하며 내게 휴대폰의 영상을 보여주는데, 약간 어리둥절하면서도 마음에 따스함이 느껴졌다. 어리둥절했다는 건 오늘 처음 본 내게 이렇게 스스럼 없이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잠깐 볼 사이지만 먼저 다가와주었기 때문일 거다.
이제 시내 주행 연습 시간. 조금 전에 서로의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을 계기로 J담당자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주행연습을 했다.
실제 도로에 나와보고 골목길에 들어서니 또 긴장이 됐지만 J담당자님의 차분한 지도로 무리없이 운전할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교육장으로 복귀하나 했는데 J담당자님이 주행연습을 조금 더 하자며 길을 안내했다. 시내를 지나 어느 한적한 곳으로 나오니 나무가 길가에 길게 늘어서 있는 곳에 이르게 되었다.
"여기가 이 근처에서 드라이브하기 좋은 도로예요. 나중에 한 번 와보세요"
그리고 J님의 안내대로 우회전을 해서 길을 따라 내려가니 곧 호수가 보이는 작은 마을에 이르렀다.
"쥐코커피라고 제가 전에 아내 데리고 왔었는데 아내가 진짜 좋아하더라고요. 여기 특히 가을에 오면 노을이랑 호수물에 비쳐서 뷰가 좋아요. 나중에 여기도 한 번 와보세요."
주행연습 중에 드라이브 코스와 예쁜 카페를 알려주다니. 물론 어제 같이 입소한 K씨가 어제 바로 그만두는 바람에 나 혼자 교육을 받아 시간 여유가 있었을테지만 그래도 생각지 않게 이런 곳으로 안내하고 알려준 J님의 마음이 참 고마웠다.
시내주행연습까지 마치고 교육장에 복귀해서 안전교육영상을 보다보니 2일차 교육이 끝났다. 어제만해도 새로운 환경 속에 새로운 것들을 배우다보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오늘은 한결 괜찮았다. 아마도 새로 만난 사람에게서 생각지 못하게 전해 받은 마음의 따스한 온기 때문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