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배송 첫 날

실제 현장에 투입되다

by 김이안



마치 자대 배치를 받고 부대로 막 들어간 이등병이 된 것 같았다. 신병 훈련을 마치고 처음 부대로 가게 되면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와 다름없다. 그리하여 맞선임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배워가야 한다. 고로, 맞선임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군생활이 좌우된다.



3일간의 안전 교육과 탑차 운전연습이 끝나고 동행 배송 교육을 받게 되었다. 실제로 배송하시는 분의 차에 타서 어떻게 배송을 하는지 보고 직접 나도 해보는 시간이었다. 지정된 곳으로 출근하니 배송 멘토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이 분을 졸졸 따라다녔다. 출근해서 업무폰을 받는 방법, 출근 어플에 확인을 누르는 법, 오늘 가야 할 배송 구역을 확인하는 법 등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멘토분은 맞선임, 나는 이제 막 들어가 하나하나 배워야 하는 이등병과 같았다. 멘토분은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온 신경을 집중해서 기억해야 할 것들을 머릿속에 집어넣으려 애썼다.



적재, 배송의 시작


오전 10시부터 적재가 시작됐다. 배송할 물건들을 탑차에 싣는 과정이었다. 흔히 택배기사 분들의 일을 생각하면 주소에 맞게 물건을 배송하는 것을 생각한다. 그런데 배송은 적재에서부터 시작했다. 어떻게 알맞게 적재를 하느냐에 따라 그날 할당된 물량을 시간 안에, 흐름이 끊기지 않고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었다.



분류 숫자와 기호를 확인하며 오늘 배송할 구역을 나눠서 물건들을 실었다. 맨 나중에 갈 구역의 물건들을 탑차 제일 안쪽에 먼저 싣는다. 배송 순서의 역순으로 물건을 싣는 거다. 가장 먼저 갈 곳은 가장 마지막에 싣는다. 그래야 뒤쪽 문을 열었을 때 처음 갈 곳의 물건이 눈앞에 있어 순서대로 배송할 수 있다.



베이스캠프에 들어가면 탑차들이 일렬로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탑차 뒤에 그날 배송해야 할 상자들과 비닐 포장된 물건들이 쌓여있다. 출근하기 전에 헬퍼라 불리는 분들이 분류를 해서 놓은 것이지만 혹시라도 번호를 잘못 보고 엉뚱한 곳에 놓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탑차에 실으면서 다시 체크해야 한다.



만약에 내가 엉뚱한 번호의 물건을 갖고 있으면 그 물건을 어쩔 수 없이 내가 배송해야 하기 때문. 혹시라도 내 배송 구역에서 한참 떨어진 곳의 물건이라도 물건을 내가 갖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적재 시 꼼꼼하게 내 구역 분류 숫자가 맞는지 잘 확인한다.



보통 배송지는 크게 아파트 단지, 단독주택, 빌라, 상가로 나뉘었다. 이날 우리가 받은 구역은 10개 동이 있는 아파트 단지와 빌라와 단독주택들이 있는 지번 주택 구역이었다.



아파트 배송 물품을 적재할 때는 동별로 나누어 놓는 게 핵심이었다. 101동 102동.. 110동 이렇게. 박스와 비닐포장 물품을 적재할 때 동별로 나눠놓아야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다.



단독주택과 빌라는 일단 큰 구역별로만 나누어 놓는다. 아파트 배송이 끝나면 탑차 바닥에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그때 바닥에 단독주택과 빌라의 배송물품을 깔아놓고 찾는다.



오전 11시 즈음 되니 적재를 일찍 마친 차량들이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멘토 분과 나도 적재를 마치고 차에 올라탔다. 이제 본격적인 실제 배송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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