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by 수하




p31.

세상일이란 게 축하를 받으면 작은 일도 기쁜 일이 된다. 반대로 축하받지 못하면 대단한 일도 당연한 일이 되고.


p103.

이렇듯 사람의 말에는 그가 가진 참 많은 것들이 드러난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고 해석하고 결론짓는지 의외로 내가 평소 쓰는 말투에 담겨 있다. 마치 어릴 적 방학 숙제로 해간 양파 실험처럼 좋은 말, 예쁜 말을 더 많이 듣고 뱉은 나일수록 마음의 크기 역시 잘 자라게 됐다. 예쁘게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예쁜 말을 써야 한다.


p104.

삶을 예쁘게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사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p117.

젊음을 제외하고 내게 남은 무기가 무엇인지, 그날의 나는 정의할 수 없었다.


p122.

학교가 끝나면 직장이, 직장이 끝나면 가정이, 가정이 끝나면 육아가, 육아가 끝나면 노후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인생이란 뺑뺑이는 놀이터에 있던 것과는 많이 달라 아무리 기다려도 알아서 멈춰주질 않는다. 그래서 내가 멈춰야 한다. 멈춰 서 집에 가 저녁을 먹고 깨끗이 씻고 만화도 보고 늦지 않은 잠을 잔 뒤 다음 날 아침 또 올라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린 다신 뺑뺑이에 오르고 싶어지지 않을 테니까.


p142.

한 명의 어른은 하나의 도서관과 같다고 한다. 인생의 지혜는 세월의 깊이와 비례하기에 어른의 삶 속에는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철학이 많다는 의미다.


p169.

미련해서 꾸준한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아서 꾸준할 수 있다. 무언가를 남겨야 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에 열심히 산다. 그렇기에 꾸준함이란 미련함이 아닌 단단함이다. 요란한 세상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을 사는 튼튼한 태도다.


p203.

"질투도 동력이야." 심리학자들의 말은 적어도 내 인생에서만큼은 사실이었다.


p221.

사람은 겪지 못한 것은 알지 못했다.


p228.

조용한 게 좋다. 심심한 건 편안하다. 나른한 건 안정적이다. 짜릿함은 여전히 즐겁지만, 뭐랄까. 조끔 피곤하다. 예상치 못한 일은 이제 기쁜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숙제다. 어제와 같은 하루가 나쁘지 않다. 즐거워할 일은 없지만 실망할 일도 없는 이 일상에 감사하게 된다. 나도 이제 어른이 다 됐나 보다.


p241.

미워할 것은 미워하고 소중한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어른의 관계라는 것을 이제야 나는 안다.


p263.

잃지 않고 싶은 기억과 추억이 많아질수록 우린 보다 고요해져야 한다. 감각의 셔터를 내리고 조용히 더 조용히 스스로에게 정적을 제공해야 한다. 깨끗한 밤에만 활동하는 반딧불이처럼 그제야 감각은 스트레칭을 하고 차 한잔을 즐길 테니까.


감각은 정지가 아니라 정적을 좋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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