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우리가 잃어버린 용기, 다시 찾아나가야 할 희망
지구에 두 번째 밀레니얼 세대가 시작된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에서는 또 다른 시대가 개막했다. 형형색색의 로고처럼 개성 있는 만화들이 쏟아지던 '투니버스'는 그 당시 초등학생들을 밤낮으로 TV 앞에 불러 모았다. 그때만 해도 유튜브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조차 없었던 시절이라 뛰어노는 것 말고 어린이들의 놀거리는 TV가 유일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의 관심사가 모였던 곳은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 채널이었던 투니버스였다.
2000년대 초반 투니버스는 15년이 지나 국내 정식 ost 앨범이 발매된 '달빛천사'처럼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애니메이션이 많다. 장르도 학원, 순정, 코믹, 가족물부터 액션, 추리, 공포물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아이들이 보기에 심오하고 주의를 요하는 만화도 적지 않았는데, 장르가 다양해서 인기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만화는 어른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틈이었으니까. 어릴 때는 그런 만화를 보면서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은 어려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다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든 다 잘 해낼 것만 같았다.
그때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나는 깨달았다.
어려서 할 수 없는 것들은 어른이어도 별반 다를 바 없고, 오히려 어린이보다 못 해낼 때가 많았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재능을 알아버렸고, 하고 싶은 일은 돈이 있어야 한다는 현실을 알아버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얗게 물들어가는 부모님의 머리카락을 알아버렸고,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세상의 무게를 알아버렸다.
일을 하면서 우울해하는 친구들,
스트레스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동료들,
극악무도한 범죄가 늘어나는 사회를 바라보며 또 깨달았다.
알아버린 게 너무 많은 어른이들은
정작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걸 잃어버렸다.
본인에 대한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
삶을 살아가기 위한 용기와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
어른들에게는 아이의 시선이 필요하다.
세상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문제점이 해결된다.
투니버스를 보면서 나는 특히나 소년 만화를 좋아했다.
소년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른이 된 우리가 잃어버린 세 가지 가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든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굴하지 않고 다시 나아가는 힘,
자신을 믿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자신감과 용기,
내일은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 긍정적 사고와 희망.
나는 이 브런치 북에서 스포츠 업계에서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소년 만화에 빗대어
어른이 된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놓치기 쉬운 가치들을 이야기하려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모두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렸던 아이의 시선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