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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RNEST RABBIT Feb 16. 2022

커피 그라인더

6. 가격만 비싸면 좋다는 거야?

4. 커피 그라인더 


그라인더 모터의 RPM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돌아가는 모터의 날과 호퍼 밑에 달려 있는 그라인더 날 속의 여백. 

그 공간에 커피 알맹이가 호퍼를 지나 또르르 떨어지며, 굉음과 함께 갈려진다. 


맷돌에서 우리가 콩을 으깨는 장면의 상위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심지어 에티오피아에서는 아직도, 맷돌을 이용해 커피를 갉거나 혹은 절구통에 넣어 빻은 것으로 <커피 세리머니>라는 행위의 커피 추출 포퍼먼스를 보여준다. 최첨단 시대의 하이엔드 머신을 이용한 현시대의 카페의 공간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가 색다른 설렘을 선사한다. 


시대가 거듭하면서 커피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심도 있는 연구 결과 등을 통해 커피의 성분 및 추출에 따른 변수들이 속속 신빙성을 얻어 가고 있다. 이러한 결과물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감사하다. 내가 처음 커피를 접하며, 전문적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할 때만 해도. 전문적 도서는 1권밖에 없었다. 그 조차도 번역서에 불과한 지금 생각해보면 속 빈 강정 같은 짜깁기씩 책이 전부였으니. 


하지만 그 책의 도움으로 커피는 늘 캐러멜 마끼아또만 먹던 내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구분하며, 검은 액체에 시럽 없는 커피를 마시는 단계까지 성장한 건 정말 일취월장한 것이다.  


바리스타의 영역에서 커피를 접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신경 쓰는 도구는 내가 봤을 때 그라인더인 것 같다. 물론, 로스팅된 원두가 더 중요하지만! 상향 평준화된 한국의 커피시장에서 좋지 않은 원두를 찾는 게 요즘에는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정보의 대중화와 전문적 자료들도 손쉽게 찾아 습득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시대에 오히려 손님을 기만하거나 좋지 않은 제품을 팔면 후폭풍이 더 무서워진 것도 투명성 있는 커피 시장을 만들었다고 과언은 아니다. 

 

워낙 많은 브루잉 관련 도구들이 시중에 나와있는 현시점에서, 그라인더 마저 그 쓰임새와 커피 취향에 따라 구매를 달리하는 시대이니까. 어쩌면 이제는 커피용품도 하나의 굿즈로써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하는 시대다.


그라인더의 종류  



1. 맷돌 또는 절구 


투과식 커피보다는 침지식 커피를 많이 마실 수밖에 없었던 5세기 커피를 처음 접한 부족민들의 전투 식량 또는 의약품으로 많이 이용되었던 커피. 커피를 추출한다는 개념도 제대로 없었던 시절 그들은 커피를 불에 볶은 뒤 처음에는 커피 알맹이(홀빈) 그대로 넣어서 마시다가, 그 효능과 적은 용량으로 더 많은 커피 액체를 만들어내기 위해 커피를 빻아 물에 그대로 넣어 끓여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처음에는 돌 같은 것으로 커피를 빻은 뒤 그것을 물에 끄려 마시다가 차츰 더 좋은 도구로 발전되었다. 




이렇게 용해된 커피는 아주 찐하고 걸쭉한 커피가 되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것은 이러한 커피를 하루에 40잔씩 먹으며, 집필 활동을 해낸 발자크의 위장이 정말 궁금하다. 발자크가 과연 현재의 브루잉 그것도 바이 패싱 한 브루잉 커피를 마시면 과연 뭐라고 했을까? 심지어 100잔씩은 거뜬히 마실 수 있지 않았을까?


오노레느 발자크 (1799 ~ 1850)

인간희극과 고리오 영감 등 다수의 작품을 남긴 프랑스 문학작가. 

그는 여러 가지 사업에 실패하여, 그 빚을 갚기 위해 하루에 40~60잔의 커피를 마시며 글을 썼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2. 핸드그라인더 (핸드밀) 


현재는 주로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저가형 전동 그라인더가 많아진 요즘. 


핸드 그라인더만 사용하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또한 인간의 물리적 힘을 통해 만들어내는 원두의 분쇄인 만큼 손이 많이 가고, 분쇄 입자가 고르진 않다. 그리고 많은 양을 한 번에 넣을 수 없는 단점으로 사용할 때마다 원두의 양을 체크하고, 사용한 후 분해해서 날에 껴있는 커피의 찌꺼기와 오일 성분들을 청소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커피 날 사에 낀 원두와 오일 성분이 응고되어 끈적해지면서 시간이 지나면 소나무 진액처럼 딱딱하게 굳기도 한다. 


핸드밀은 보통 평면형 날(FLAT BURR) 보다는 원추형 날(CONICAL BURR)을 많이 장착하여 사용한다. 

날에 따른 분쇄 원리와 과정




*두 날의 간략한 비교


플랫 버 는 원두의 분쇄도가 코니 컬버 보다는 균일하게 절삭되나, 커피를 분쇄하는 RPM 회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1400~1600 RPM) 발열이 빠르게 발생하고, 코니컬 버에 비해 날의 수명도 짧다. 원두 분쇄에 따른 사용량은 대략 400~600kg 정도 그라인딩 되었을 때 바꿔주는 것이 균일한 그라인딩에 좋다.


코니컬 버(원추형)는 플랫 버의 구동 방법과 차이점을 보인다. 모터와 연결된 날이 회전하면서 아래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며, 플랫 버(평평한 날형)의 날에 비에 RPM(회전 속도)가 느리며(400~600 RPM) 플랫 버에 비해 발열이 적게 발생하여, 싱글빈 또는 스페셜티 커피를 그라인딩 할 때 많이 사용된다. 칼날의 수명도 플랫 버에 비해 길다는 것이 장점이다.(1000~1200kg) 하지만 분쇄도가 균일하지 않아 미분이 많이 생기며, 매쉬 조절이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3. 전동 그라인더


위의 모든 그라인더는 사람의 힘을 주 원동력으로 삼아 작동되는 원리의 그라인더였다. 하지만 전동 그라인더의 힘은 모터에서 나온다. 탑재된 모터의 전원 스위치만 누르면 원하는 양과 시간을 계산하여 세팅 값으로 잡아놓고, 편리하게 원두를 그라인딩 할 수 있다. 


용도에 맞춰 가정용과 사업용으로 구분되며, 에스프레소 및 브루잉용 두 가지가 있다. 모든 그라인더의 기종에는 모터와 그라인딩 칼날을 사용하다는 것에서 동일하지만 형태 및 추출 방향에 따라 날의 특성이 변한다. 가정에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동 그라인더부터 고가의 상업용 그라인더까지 커피 시장의 확장에 따른 다양한 전동 그라인더가 출시되고 있다. 



4. 그라인더 구매 시 중요하게 생각할 요소


 1) 사용에 따른 구분 

    - 핸드드립 or 에스프레소 머신 

    - 상업용 or 가정용 

    - 상업용으로 사용할 경우 손님이 많은 매장인가? 적은 매장인가? 


 2) 가격에 따른 구분 

    - 취미 or 전문

    - 평평한 날 or 원추형 

    - 하이엔드 or 대중성 

    - 인테리어 효과 or 기본 기능성  


 3) 추출 방식에 따른 구분 

    - 스페셜티 커피 or 커머셜 커피 

    - 교육용 or 직접 사용 

    - 공간에 활용에 따른 변화


커피 인구 증가와 코로나로 인한 홈 오피스 및 홈 카페 저변 확대로 인해 1인 커피가구(口)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커피 취향을 정확히 판단하여, 실생활에 알맞은 커피 및 그라인더를 선택하여 즐거운 커피 생활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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