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Earth2 일지

하고싶은 것을, 하고싶은 만큼, 하는것에 의해서 흘러가는 세계

by GRAY

세상은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에는 이야기의 순서가 있으며, 새로운 장막이 시작될 때에는 그것을 알리는 키워드가 있다.


21년 1월, 인터넷에서 Earth2 라는 키워드를 보고 인류의 이야기가 새로운 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음을 알수있었다.


한국인이면 한국을 사야한다.

메타버스는 미래를 위한 세계, 서울의 미래를 유튜브로 돌아다니다 창동에 로봇인공지능과학관과 서울사진미술관에 대한 계획이 있어 부지를 구매했다.


길드원인 헌터님의 추천으로 잠실운동장 인근에 매물이 있어 프로퍼티를 샀다.


메타버스라면 메타버스만의 도시가 있지않을까,

사람들의 소유지가 모여있는 자리에 도시 이름을 누가 만드는가하면, 현실에서 건물이 없던 새로운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도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 산이나,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칼리만자로 산을 샀다.

사람이 살지 못하는 작은 섬이나,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멀리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무인도 부베섬까지,

현실에서는 모르고 관심없었던 장소도 메타버스의 관점에서 접근하니 새롭게 다가왔다.


메타버스에서의 지구의 이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지구이기 때문이라고 할것같다.


인간세계에서 가장 큰 필드는 지구이고,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지형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서 플레이어에게 친숙한 환경, 에너지를 소비하지않아도 된다는 점은 매우 큰 이점으로 다가온다. 지역, 국가, 대륙을 외우지않아도 되고, 한국어를 쓰면 시작을 한국에서 하게되면 소통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그렇게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유입되기 시작하면 완벽한 인공지능 통역도 몇년사이로 해결될것 같다.


그렇게 자신들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시작하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며 문화와 생각이 섞이고, 모두에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모두에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길이 새로 생기지 않을까.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기대는 좋지않지만, 현실은 사람들에게 당연함이란 이름으로 너무 많은 것을 묶어버린다.


세계는 법칙이 있다.

법칙에 의해서 흘러가고, 길을 만들고, 역사가 된다.


자연은 무수히 많은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것,

오직 그것만으로 자연이 유지가 된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그대로 보고, 선택하고, 깨달을 자유를 얻었다.

세상은 선택에 의해서 축적되기 때문에,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와 다양한 요소로 상호작용하는 인간에게 세계의 구조, 속성, 시스템은 중요하다.

Earth2는 20년 11월부터 25년에 이르기까지 웹사이트 상태로 머물러있다. 퍼블릭 오픈은 앞으로 수 개월 후에 시작되어, 처음은 모험과 크래프팅, 이후에는 PvE, PvP를 단계적으로 기능을 테스트를 거쳐 오픈하는 것으로 예정이 되어있다.



그렇다면 4년간 플레이어들은 무엇을 했을까.

우선, 하루에 한번 출석해서 그날 프로퍼티로부터 생산된 재화를 수집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날때마다 EPL, 자원클레임, 사이드로이드(드론), 시빌리언(NPC) 같은 요소들이 업데이트가 되면서 플레이어들은 하고싶은만큼 하고싶은 것들을 했다.


여기서 핵심은, 시스템이 플레이어에게 무언가를 강제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거나, 괜찮은 전략을 짜내거나,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Earth2 안에서의 포지션을 구축하고 그에 맞는 보상이나 전략적 자산을 보유한다. 앞으로는 물류에 집중하는 플레이어가 있거나, 악세사리를 디자인하는 플레이어가 있는 식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일들을 찾아나갈수있다.


기본적으로 프로퍼티가 많으면 많을수록 관리해야할 일들이 많아진다.


사이드로이드(드론)를 이틀 가까이 미접속한 유저의 프로퍼티로 보내면 그날 생산된 재화의 잠금시간이 해제되어 재화를 가져올 수 있다. 미접속한 유저를 확인하여 시빌리언(NPC)에게 명령을 내려 반복업무를 수행시킨다. 시빌리언은 업무를 수행할수록 더 빨리, 더 많이 작업을 진행하여 레이딩 효율을 개선한다. 잠수유저가 복귀하게되면 사이드로이드를 보내기위한 다른 프로퍼티를 찾아내 반복업무를 조정해야한다.


이것을 레이딩이라고 하는데, 프로퍼티가 많은 사람은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손목이 아플만큼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혹은 잠수유저를 찾아 사이드로이드를 보낼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만큼 부지를 근처에 구매한 뒤 재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업데이트 했던 모든 요소들이 최적의 위치에 배치되었던건 아니다. 그러나 4년간 바라본 Earth2는 메타버스라는 껍데기 아래 본질과 목적을 잃어버리고 흉내낸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방향성을 분명히 느꼈다. 브런치에 내가 쓴 글은 한국 디스코드에서 내가 수년간 해왔던 이야기들이다.


아무튼, 나도 그렇게 나만의 전략을 찾게 되었는데 시작은 EPL 이었다. EPL(Earth2 Property Location)은 어스2 안에서 사용되는 텔레포트로, 키워드를 입력하면 어스2에서 등록된 유일한 장소로 이동한다.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만, 원하면 원하는 키워드를 통해서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EPL은 핵심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EPL이 시작되었을때 신화, 꽃 이름, 미래, 메타버스와 관련될 수 있는 이름을 수집했었다. 몇몇 EPL들은 등록할 수 없도록 잠겨있었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을 등록했다. 그리고 어느 날은 느낌이 들어서 creator 을 입력했는데 수집이 되어버렸다. 나는 직관을 강하게 믿는 편이다. 직관에 의해서 행동한 일이지만, 메타버스는 시스템이므로 설계자의 의도를 한번쯤은 생각해보는것이 좋기에, 다음과 같은 가설을 내놓았다.


1타일을 가진 사람에게 가치가 높은 EPL을 등록하면 EPL이 정상적으로 영향력을 제공할 수 없을것이다.

따라서 모두가 EPL을 얻기위한 해금조건이 있다. 나는 신화, 자연,오픈월드,패셔니스타와 같은 EPL이 있었다. 타일의 수가 아주 적은 양은 아니었다. creator EPL은 많으면 세번, 적으면 한번 입력했다. 해금 기준은 시간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EPL이나 프로퍼티를 보고 책정된다.


자원과 레이딩을 포함한 여러 전략은 적당히 골고루 참여했다. 자원의 경우에는, 소유지 내에 프로퍼티의 크기와 자원의 양에 비례해서 자원탐사용 사이드로이드가 하루 한번 재화를 수집할때 같이 들어오게 된다. 사이드로이드는 최소 1개에서 최대 10개까지 프로퍼티의 크기에 따라 보유할 수 있는데, 타일이 작은 경우 사이드로이드만으로는 탐사율을 100% 채울 수 없으므로 비싼 쥬얼을 사용하는 것처럼 비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해야한다. 따라서 자원은 자원생산량이 많고, 크기가 가장 큰 프로퍼티인 750타일에 사이드로이드를 10마리 넣는 것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많은 자원을 얻을 수 있다. 나는 100타일에 5개의 사이드로이드를 넣어 프로퍼티의 구매가격과 사이드로이드의 구매가격이 비슷했기 때문에 투자대비 자원생산 효율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EPL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티어1 프로퍼티 1타일이면 7글자 이상의 키워드를 등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초기에 가능한 필요할만한 것들을 수집해두었다.


메타버스가 사람을 연결한다면 세계시민의 시대가 올것이라고 생각하기에 globalcitizen을, 캐릭터 개성이 중요하기에 fashionista를, 주문제작을 받아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을것이기에 custommade를, openworld나 roguelike, gamejobs, storyworld 같은 EPL들을 수집했다.


EPL은 매년 조금씩 수집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virtualidol을 얻어서 배치해볼 생각이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도시는 에스토니아의 탈사랜드, 탈사랜드의 크리스마스섬, 케냐의 시나브로이다.


탈사랜드는 Earth2 초기 한국인 플레이어들이 모여 생긴 길드로, 상위 랭커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creator EPL을 배치할 예정이고, 크리에이티브나 길드와 같은 여러 EPL과 자본력이 준비되어 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환영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섬은 탈사랜드가 많이 보유하고 있는 호주의 해외영토인데, 이곳에는 자기초월이라는 EPL을 준비했다. Earth2는 하나의 세계이고, 메슬로우 욕구의 정신적인 영역에 해당되며 그 끝은 자기초월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예수=성인=해탈이나 자기초월의 의미로 이어지게 되었다.


케냐의 시나브로는, 내가 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sinabro라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이라는 한국어 EPL도 가지고 있다. 지구를 돌아보다가 지형이 특이하고 이쁘기도 해서, 도시가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더이상 늦어지면 할 수 없을것 같길래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참여해주신 분들이 있었고, 초대도 많이 드렸다.



우리는 게임을 할때 전투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의 메타버스, VR에서도 전투는 훌륭한 수단이지만, AI가 아닌 이상 게임 내에서 선택가능한 스토리가 TRPG처럼 플레이어를 상대로 유연하게 진행되기는 힘들것이다. 그래서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플레이어는 가장 좋은 컨텐츠이기도 하다. 우리가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라는 생각만으로 현실의 신체를 조종하듯 가상현실을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앞으로 생겨날 수 많은 메타버스 세계는 인간의 선택과,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핵심이 될것이다. 그렇기에 storyworld가 openworld처럼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서 이야기를 찾아 새로운 세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기에 수집했다.


초승달을 상징하는 crescent, 별의 pentagram, 별자리를 의미하는 constellation, 자정의 midnight, 이 중심에는 carpediem이 있다. 이곳은 타일에 의한 투표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방식으로, Earth2의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서 카르페디엠 주변의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위로는 신화의 jormungand, homunculus, persephone를, 밑으로는 marigold, narcissus, cattleya가 있다.

간단한 설명과 배치된 EPL이 궁금하다면 시나브로를 눌러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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