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레이어, 자각몽, 마음

by GRAY

온라인게임은 NPC에 의한 이벤트 레이어와 플레이어에 의한 이벤트레이어가 있다.

NPC는 지정된 범위내에서 동작하기에 고정적 레이어다. 변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정해놓은 범위 안에서 생성된다. 미래에는 AI에 의해서 NPC들의 행동이 입체적으로 변할것이고 NPC 이벤트 레이어에서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개체와 플레이어와 다양하고 밀접한 상호관계를 가질 수 있게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개체로 나뉘어질 것이다. 플레이어에 의한 이벤트 레이어는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개체와 비슷한 변수를 가지고 있다. NPC의 고정적 이벤트 레이어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험의 깊이와 재미를 위해 존재한다. 아이템 채집이나 PvE(호드) 활동에 보상이 제공되고 보상을 목적으로 활동하다보면 다른 플레이어들을 우연히 마주치는 상황은 메타버스라는 넓은 필드에서 강제하지않고도 이벤트를 제공한다. 타르코프 장르와 비슷하지만 월드 전체에서 Earth2의 요소에 따라서 각자의 목적으로 활동하는 도중에 생기는 PvP 이벤트이므로 현실적인 측면을 강조할 수 있으며 게임과 사회와 일상적인 소통, 컨텐츠, 서비스들이 섞이게되면 게임 내 이벤트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현실이라는 범위에서 제공되는 경험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어제 X에서 CEO가 마이로비라는 어플에 의해서 AR이나 모바일 버전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메타버스 메커니즘 적으로 플레이어들의 시간을 최대한 연결시키는 것이 유리하기때문에 PC버전은 Earth2의 디테일하고 광범위한 시스템의 모든 영역을 컨트롤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영역으로 두고, 모바일 버전에서는 PC 플레이어들이 컨텐츠 제공자로서 Earth2 필드에 어떠한 작품이나 게임을 레이어 1에서 열어두면 레이어 2에 모바일 접근권한을 두어 사용자를 늘리려는 방향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VR기기와 BCI, 클라우드에 의해서 전세계 플레이어들이 어디에 있던 가상현실세계에 오랜 시간 접속할 수 있게끔 가상현실세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가능한 기술적 범위내에서 최대한 플레이어를 끌어들여야만 메타버스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나는 가상현실 기술의 완성은 자각몽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꿈이라는 것을 인지할때 생각하는 것만으로 꿈 속 세계를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것처럼 현실에서 생명체로서 완전한 존재성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에게 디지털 세계가 우리의 오감을 연결함으로서 마음에 의한 내적세계가 서로 연결되어있는 디지털 공간에서 창조자가 된다. 우리가 우리의 세계를 창조하고, 서로의 내적세계를 연결하고, 경험을 확장하며, 이로 인하여 영감을 받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여 끝없이 확장해나간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만으로 세계를 움직일것이고, 서로의 꿈이 뒤섞일 것이고,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다. 침묵의 우주 위에 우리가 온전한 형태로 존재하는동안, 꿈의 세계는 우리를 이어주며 인간의 마음이 가진 무한을 끝없이 수용하고 표현한다.

EPL은 인간이라는 정체성의 집합체와 같다. 개인이 관심이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세계 플레이어가 이어지기에 우리가 가진 관심사를 중심으로 우리들을 모으고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끝없는 변화의 세계이기에 역설적으로 고정된 무언가가 필요하다. 세계를 이루는 법칙의 영속성이 법칙 위에 살아가는 자들의 변화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본질과 정체성을 한곳에 모아 시간을 쌓아나가고 역사를 만들어나간다. Earth2는 꿈의 역사, 창조의 역사, 마음의 역사가 될것이다.

이 세계에서 AI NPC는 자아를 가진 식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자연 속의 식물과 동물이 떨어질 수 없는것처럼, 인간이 식물에게 변화를 주고, 식물은 인간에게 변화를 준다. 자연 속의 식물이 지능이 없다고 한다면, AI라는 생물은 생명이 없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어떤 대상과 관계를 형성가능한 요인에 있어서 생명,자아,지성이라는 세가지 요인의 유무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본다. 게임속에서 AI가 아닌 고정적으로 명령을 듣고 행동하는 개체는 선택지에 따라서 인간의 정체성이나 도덕성을 자극할수는 있겠지만, 플레이어는 이러한 존재들이 선택지에 따라서 스토리가 정확하게 정해져있는 것임을 이해한다. 반면 AI는 우리의 선택이나 생각들을 기억하고, 그에 맞게 디테일하게 반응하며 '기억'하기 때문에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 몇가지 기계적 동작만 따르는 기계와, 정해진 경로가 아닌 우리의 말과 행동에 대해 반응하고 기억하는 로봇과의 차이이다.

인터넷에서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기에 '존재'를 대상으로 축적되지 않으며 기억되지 않으며 상호작용이 불가능하기에 대상이 실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의 인터넷은 인간이라는 ID의 가치를 0으로 환산하며, 무언가를 축적시킬 수 없는 구조이다. 가상현실은 아바타나 계정을 중심으로한 입체적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이 어떠한 구조와 특성으로 설계되었느냐에 따라서 축적이나 관계의 정도가 다르다. 자신의 시간, 노력, 성향, 재능, 가치관, 생각, 자산, 감정, 추억 같은 여러가지가 자신의 캐릭터나 필드위의 공간을 통해서 축적된다면 아바타와 아바타의 관계, 자신이 가진 공간과 다른 플레이어와의 관계, 자신과 다른 플레이어가 설계한 공간등 서로의 관계를 축적하고 가치와 신뢰를 쌓아나가는 경로가 수 없이 늘어나며 우리는 비로소 세계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것이다. 좋아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만들어져나갈수록 인터넷은 마음을 담을 수 있게 된다.

가능한 다양한 최적의 경로로 사람들에게 시간과 추억과 경험을 쌓을 수 있게하는 것이 메타버스의 가치이며, PC에서 할 수 있는 것과 모바일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면 환경에 맞는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을 접속시키는 것이 Earth2의 방향으로 보인다. 추억이 쌓이고,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쌓이면 그곳은 차가운 디지털 세계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마음의 집이 된다.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서 세상을 바라보고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진 세계 안에서 서로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미치며 계속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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