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2편 -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감성에세이

by 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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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2025년도 이제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다. 한 해의 성과를 돌아보게 되는 시기라 좀 더 욕심을 내다보니 환절기를 견뎌내는 것이 힘겹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소설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감성에세이를 찾아 읽게 된다. 그렇게 소확행 신드롬을 가져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만 보면 신작 에세이집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하루키가 1994년부터 1995년까지 매달 잡지에 연재한 글을 엮어서 낸 것이고 미국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 시에서 대학과 연계한 여러 활동을 하는 동안 겪었던 일과 소설가, 러닝 애호가, 음악애호가, 미식가, 동물 애호가 등의 관점에서 바라본 여러 문화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다.


캠브리지 시는 보스턴의 위성도시이며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이름이다. 이 지역에는 하버드대와 메사추세츠 공대가 있으며 물가가 꽤 비싼 편이다. 30년 전에도 글쓰기 작업을 위한 체력을 다지기 위해 하루키는 미국에서도 꾸준히 러닝을 했다. 캠브리지시의 잘 정돈된 거리를 달리는 40대의 하루키의 모습을 떠올려보고 나서 40대의 나는 얼마나 건강한지, 운동을 잘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았다.

베사추세츠 주 캠브리지.JPG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시

하루키는 낮에는 글을 쓰고 저녁에는 좋아하는 술을 적당히 마시며 음악을 즐겨 듣는다. 건강에 관심이 있다 보니 미식가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먹던 매운 카레가 그립다고 쓴 표현이 있다. 그다음에는 버몬트 카레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라 검색해 보니 바몬드 카레가 나온다.

어릴 적 들었던 광고 문고도 떠올랐다. '사과와 벌꿀을 넣은 오뚜기 바몬드 카레. 맛있어요.'

초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만든 요리가 카레였다. 물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처음 카레를 만들고 뿌듯함에 어깨를 으쓱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즐겨 먹었던 바몬드 카레.

그런데 바몬드의 원래 이름은 버몬트였다.

바몬트카레.jpg 바몬드 카레

하루키는 일본 대학에서 강의할 때 미국 버몬트 주에서 온 교환 학생의 당황한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

" 저는 버몬트에서 왔습니다."

"아! 그 카레 이름에 있는 버몬트군요."

"버몬트 주와 카레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유행하는 건강 노하우처럼 버몬트 주의 의사 자비스 씨가 사과 식초와 벌꿀을 먹어서 몸을 산성으로 만들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면 모든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이 건강 노하우는 일본에까지 전달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미국에서 인기를 끈 건강법에 따라 사과와 꿀을 넣은 카레를 만들었고 의사의 고향이름을 따서 버몬트 카레라고 불렀다.

그러고 나서 일본에서 대박 난 카레 레시피를 국내 식품 회사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래서 사과와 열대과일, 벌꿀을 넣어서 맛있다는 오뚜기 바몬드 카레가 탄생한 것이다.


카레에 이어 하루키의 향수를 자극한 음식은 크로켓이다. 일반 크로켓 가게도 있지만 정육점에서 팔다 남은 맛난 고기 조각으로 만든 크로켓이 일품이라고 하니 일본에 가면 한 번 맛보고 싶다. 고기만 먹어도 맛있겠지만 긴자 니시가와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빵을 구입해서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아직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일본 비행기표도 사지 않았지만 크로켓 샌드위치 맛이 궁금하다.

긴자 니시가와 식빵.jpg 일본의 긴자 니시가와 식빵
화이트리에 식빵.jpg 식빵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한국의 화이트리에 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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