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쓰레기 같은 역사라 해도

[대한민국史] 한홍구

by GONDW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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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도전 골든벨'문제 중에 '자치통감,'동국통감' 같이 역사책 제목에 붙는 '감(鑑)'의 의미를 묻는 것이 있었다. 그 의미는 바로 '거울'이다.


“현재를 거울삼아 과거를 통찰하고,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것”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에드워드 카도 역시 역사를 거울에 비교하였다

아울러 카는 역사를 평가함에 있어 절대적인 역사란 없다고 이야기한다.


"역사를 쓰고 평가함에 있어서 정답이란 것은 없으며 정답이라고 믿는것에 가까이 가기위한 역사가들의 부단한 노력의 과정이 곧 역사를 쓰고 평가하는 것이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그리고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에서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이며 진실에 가까이 가기위한 역사가들의 노력과 그 해석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카가 정의한 역사란 바로 과학이었으며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진보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최초로 역사가 씌어지기 시작한 것은 국가건설과 정복활동의 당위성과 그 과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국가와 정권에 예속된 전통적인 역사서술의 관점은 오늘날까지도 역사가들에 대한 하나의 의무쯤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서술의 관점은 역사가 역사 그 자체로 서지 못하고 수단화 되는 것을 넘어 역사 그 자체가 왜곡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서술에 있어서 식민사관의 그림자가 아직도 짙게 드리워져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대한민국의 기득권과 많은 정권들의 뿌리가 식민사관을 주장했던 일제시대의 지배계층에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몇몇 역사학자들에 의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한 작업들이 이루어져왔고 비록 보수일색인 한국사학계에 주류로써 대접받지는 못하겠지만 의미 있는 저작 몇 편이 세상의 빛을 보았다. 그중에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史'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 모습들의 뿌리를 더듬어 보는 기사본말체의 빼어난 역사서이다.


역사의 내용이 어떠한 것이든 역사서는 우리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응시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못생긴 자신의 모습이라도 그것은 스스로에게는 가장 소중한 자신인 것처럼, 아무리 쓰레기 같은 역사라도 그것은 우리의 역사이다. 그리고 그 역사를 거울에 비친것 처럼 그대로 역사책은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광복이후 남과 북에 각각의 다른 나라의 군대가 상주함으로써 비극은 시작되었고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고 그들이 계속 사회지도계층을 차지함으로써 일말의 반성도 없이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역사의 정통성을 왜곡시켜 온 후유증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대사이다.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스오블리제는 몰염치함이 되었고 국민들은 정통성이 결여된 정부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을 불신하게 되었다.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깡패같은 정권이 연이어 등장하였고 그 와중에서도 쓰레기장 구석에 피운 꽃처럼 민주주의는 힘들게 자라났다.


아직 이 나라의 대부분의 기득권들은 반칙과 몰염치로 치부한 무리들의 손아귀에 있고 그들은 역사를 두려워하여 감추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역사를 제대로 응시할 기회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정규교육과정에서도 진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금기의 영역이 되어있고 몰염치한 자들은 방구 낀 놈이 성내듯이 그것조차 색깔론으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거울을 비추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후손에게 물려져야 한다. 비록 그것이 쓰레기더미라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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