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어둠 속으로 가는 길
어둠을 지나면 새로운 어둠이 찾아와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어둠 속으로 향해가는 중이야
세상은 온통 까매
내 마음에 비치는 모든 것들이 그래서 그런 걸까
기억이 안 나
알록달록했던 세상이 언제였더라
한때 가득했던 백색 마음
무지개 빛을 쫓던 곱디고왔던 마음은 어디 간 걸까
갑작스러워 혼란스러워
요즘 내 마음이 그래
왜 그럴까 요즘
온 세상 힘든 일을 다 안고 있는 것 같아
힘겨운 저녁을 이겨내고
어둠 속을 찾아가는 중이야
온 세상이 잿빛으로 물들었어
내 마음에 담기기만 하면 모든 것들이 색을 잃어
더 이상 슬프지는 않아
온통 흑빛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내 모습이
한때는 빛을 쫓으려 애썼어, 노력했어
근데 이젠 알아
그런 시도 자체가 헛되고 무의미하다는 걸 말야
그 어떤 빛도 보이지 않아
그 어떤 색도 보이지 않아
요즘 내 마음이 그래
그런데 이상하지
어둠 속에 몸을 누이면 위로받는 느낌이니
눈을 감았다 뜨면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될 거야
신기하지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어둠이 찾아와
새로운 어둠이 나를 찾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