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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ul 05. 2020

"접더라도 품격 있게 마치세요"

사람이 시작과 끝은 분명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현타(현실 자각 타임)

어제 온종일 '나는 과연 리더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왔고 이러한 고민은 현생에서도 계속됐다.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길 좋아하고 때론 망가져도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것 또한 내 기쁨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현실에서도 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아이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말을 하며 아이를 즐겁게 해 주며 그 또한 그것이 가장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을 봐주는 이들이 나의 노력을 봐주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나의 겉모양을 보고 내가 맹구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속상한 일들이 속속 생겨났다. 아들도 아빠를 너무 편하게만 생각해 지켜야 할 '선'을 잘 몰라하는 것 같아 그럴 때면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른 아침 이런 복잡한 마음으로 게임 속에서 오랜 기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나를 마음으로 아껴주는 이들에게 하소연했다.

"이번에 배운 건 리더가 되고자 할 때 맹구 캐릭터로 관심을 끄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더 신뢰받는 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맹구 캐릭터로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저로 하여금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는 있으나 결국 제가 우습게 보여 리더로서의 권위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어요"


사실 단편적인 사실을 침소봉대해서 성급한 일반화를 한 것일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와 함께 게임을 하는 이들은 나의 내면을 볼 줄 아는 분들이 많으셨음에도 내가 나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느낀 소수의 사례만 놓고 이래 자괴감에 빠진 것일 수 있다.

내게 날아드는 직언들
"세상은 각자의 주관대로 가치를 평가하는데 같은 상황에 다른 잣대이기 때문에 그리 실망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란 리더십 팔로워십 둘 다 갖추어야 하고 상대의 말을 이해하기도 하고 들어주기도 할 줄 알아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중요한 순간 낮은 가치를(옥석)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단 거죠"
"일단 리더를 자처했다면 접더라도 맨 마지막에 품격 있게 마치세요. 누군가에 의해 접지 말고...

다윗은 왕이 되기 전 도망 다니다 자기 적국이었던 블레셋 왕에게 아비멜렉에게 피했는데 신하들이 다윗을 죽이자고 하자 살기 위해 침을 흘리며 미친 척하며 살아온 적도 있습니다..."
'Hope for the best, Be ready for the worst'
(최선을 바라고, 최악에 준비하라)
"어찌 그리 앞만 보고 가려고 해요. 맹구 리더십으로 밀었으면 그냥 가요. 유쾌하고 철없는 맹주님이 좋아요. 허허실실을 알고 계시니 무서울 따름인걸요."
고마운 사람들

삼국지에서 조조, 유비 등 영웅이 되길 꿈꾸는 이들 옆에 그들에게 직언해주고 그들의 멘탈이 날아갔을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감사한지를 배우게 됐다.


내가 맹주를 자처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분들이 내게 이런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것이 너무도 감사하고 이 인연들이 너무도 소중하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니 다시 돌아가야겠다. 무너진 멘탈을 다잡고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나의 리더십에 대한 고민을 말이다.


"사람은 시작과 끝이 분명해야 한다. 이대로 끝내서는 안 된다. 내 리더십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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