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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Apr 30. 2023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영화 '리바운드' 리뷰]"아들,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삶이란다"

아빠 영화 보러 가야지

아들의 달콤한 데이트 신청이다. 아들 덕택에 요즘 영화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아들이 픽한 영화는 내용과 상관없이 내겐 그날의 소중한 추억이 되고, 그날의 기억은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곤 한다.

"아들 이번엔 뭐 보고 싶은 거 있어?"

"지난번에 보기로 한 영화 있잖아~~"

"아~~~ 그거~~? 그게 영화 제목이 뭐였지????"

아빠 기억 안 나??
리바운드~~~~

난 KT VVIP여서 아들의 영화 데이트 신청이 들어오면 기쁜 마음으로 KT 멤버십 앱을 켜고 영화 예매를 하곤 한다. KT의 VVIP 할인의 경우 롯데시네마에서 본인 무료+동반 할인이 가능해 우리는 주로 노원역 롯데백화점 꼭 대기에 위치한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본다.


하계역에는 두 곳의 CGV가 있다
CGV중계점과 CGV하계점


무료 제공을 다 사용하면 하계역을 중심으로 중계동 쪽에 있는 홈플러스 8층에는 CGV중계점이, 중평초등학교 쪽으로 가면 건영백화점이 있는데 거기 지하 1층에는 CGV하계점이 있어 이곳도 종종 간다.


아들 리바운드 상영관이 별로 없네....

영화관을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롯데시네마 오후 5시 35분 하루 1번의 상영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우린 중계동에서 노원역 롯데백화점까지 서로 손을 꼭 잡고 뛰다 걷다가를 반복했다. 아들과 손잡고 걸으며 둘만의 요즘 사는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고, 서로 이야기를 하다 '깔깔깔'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들은 내게 삶의 활력소이자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지난번에 왔을 때와 달리, 영화관 로비에 영화를 보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꽤 많았다. 지난번에는 우리 둘만 보는 영광을 만끽했었는데, 이번에는 영화관도 거의 꽉 차다시피 했을 정도여서 영화에 대한 기대가 나도 모르게 커졌다.

아들이 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 중 하나는 팝콘을 먹기 위함도 있다. 아들은 세상에서 영화관 팝콘이 가장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볼 땐 무조건 팝콘을 먹어줘야 한다고 해서 나는 어김없이 기꺼이 결제를 하고 있다.

아들 영화 이제 시작한다!

영화를 보며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박수를 쳤다. 주변에 피해가 가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소리는 나지 않지만 박수를 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게 더 정확할 듯하다.

"아빠 박수 좀 그만 쳐"

내게 '리바운드' 영화는 영화를 본다는 느낌이 아니라 멋진 농구 경기를 한 편 보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진심으로 '슬램덩크'보다 더 생동감 있었다. 배우들이 등장할 때 앵글이라든지, 경기를 하러 뛰어다니는 모습들 모두가 오히려 '슬램덩크'의 만화스케치보다 더 멋있다고 느껴졌다.

앵글이 정말 감동적인 게 많았다. 모두가 다 멋졌다. 배우님들도 너무도 모두 다 연기를 정말 잘하셔서 영화관 속으로 빨려 들어가 나도 '부산 중앙고' 학부모가 된 느낌이었다랄까.

영화 '리바운드' 포토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명령이 아니라, 그토록 하고 싶던 농구를 오늘 즐기자라고 하는 모습에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됐다.

또한 초반에 욕설과 싸움하는 부분이 나와서 아들과 보는 게 좀 조심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아들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아들이 이 영화를 보고 본인의 하고 싶은 일과, 실수와 실패 속에서 다시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시도하는 '리바운드'를 배우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제 10대로 접어든 아들도 역시 삶의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게 될 텐데, 그 과정 속에서 좌절하기보다 그 실수와 실패를 기회로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리바운드' 프로모션 사진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
즐거운 인생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이준익 감독님의 2007년도 개봉 영화 '즐거운 인생'.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이니 내 나이도 20대 후반이었다. 이 영화를 보며 40대가 되어도 난 내가 하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리라 다짐하던 때가 있었다.

어느덧 내 나이 40대 중반이 되어가고 있다. 내 삶의 방향이 잘 나아가고 있는지 '즐거운 인생' 영화를 다시 보며 점검해 봐야겠다. 이 영화를 처음 봤던 그날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영화 '즐거운 인생' 포토


아들,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삶이란다

누구나 실수하고, 누구나 실패할 수 있어. 여기서 중요한 건 실수와 실패한 너 자신을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와 실패한 이유를 되짚어보고 원인을 찾아내어 반복하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며 살도록 너 스스로를 다독이는 거란다.

이제 10대가 되었고, 앞으로 너의 곁에 아빠가 함께 해주는 날도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날들이 있을 수 있거든. 이렇게 하루하루 아빠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 나눴던 추억을 잘 더듬어보렴.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어쩌나'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럴까 봐 아빠가 이렇게 매일매일을 기록하고 있으니. 무엇보다 마음이 아프면 언제든 아프다 말해주렴. 아빠가 널 꼬옥 안아줄 테니. 오늘도 우리의 멋진 하루를 기록할 수 있도록 소재를 만들어줘서 고마워!

아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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