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언젠간 네게 전해질 날이 있지 않을까. 병에 담긴 편지처럼
아들! 아빠는 자려고 누우려는데
네가 반듯하게 펴놓은 이부자리를 보고 마음이 따뜻해져 와서 네게 이렇게 편지를 남기려 다시 일어나 컴퓨터를 켰어.
네가 펴준 이부자리에 누워 있으니 네가 태어나서 참 다행이란 생각과, 네가 세상에 태어나 나와 함께 하며 지낸 날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느꼈던 너의 따뜻한 마음들이 머릿속으로 가득 차 이걸 기록해두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거든.
오늘 남기는 이 글이 언젠가는 네게 전해질 날이 있지 않을까 해서. 병에 담긴 편지처럼 말야.
그래서 지금 내 마음속 울림을 주는 기억들을 적어놓으려고 해. 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함께 말야.
슬램덩크 영화를 보게 된 것도 네 덕택이고, 장항준 감독님의 리바운드 영화를 보게 된 것도 아들 덕택이야. 아마 아빠는 슬램덩크도, 리바운드 영화도 보지 않았을 테니 말야.
생각해 보니 어느 순간부터 영화관에 간 적이 없었는데, 최근 10년 동안 본 영화를 보면 모두 아들의 pick이었더라고. ㅎㅎㅎ 고마운 마음이야.
우리 다음번에는 '트랜스포머' 보기로 했지? ㅎㅎㅎ 그 영화도 아들과 함께 본다면 더욱 깊은 추억이 될 듯해서 벌써부터 설렌다. ㅎㅎㅎ
슬램덩크와 리바운드 영화를 보고 '농구'가 하고 싶다며 농구대를 바라보던 네 모습이 안쓰러워 농구공을 사줬지. 그리고 농구공을 들고 가지고 노는 너의 모습에 사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리 피곤해도 네가 저녁에 밖에 나가자고 하면 네가 나중에 아빠랑 안 놀아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에 기꺼이 웃으며 나가기도 했고. 너무 피곤하면 도저히 나갈 힘이 없을 땐 그전에 잠이 들어버렸지만 말야. ^^;;
오늘은 스카이콩콩을 샀어. 스카이콩콩이 사실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몇 번 만에 34번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했어.
사실 아빠가 축구도 할 줄 모르고, 농구도 할 줄 몰라서 아빠랑 공을 가지고 노는 활동을 하는 것은 재미가 없을 텐데도 늘 아빠랑 같이 단순함에도 즐겁게 놀아주는 네가 있어 아빠는 그 덕택에 운동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야.
아빠가 지쳐서 퇴근하는 날이거나, 엄마한테 혼나서 풀이 죽어 있을 때면 조용히 다가와 "아빠 스시곳간갈까?"라고 말을 건네주는 네 마음에 늘 감사하고.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스시곳간인 걸 알고 아들은 좋아하는 두끼나 애슐리가 아닌 스시곳간을 가자고 말해주는 것에 늘 감동해.
아들의 따뜻한 그 마음씀씀이에 말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여서 감사하고, 그 마음이 다치지 않게 잘 간직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해.
"학교에서 힘든 일은 없었어?"라고 물을 때마다 쿨하게 "없었어"라고 말하는 너를 보면서 아빠는 늘 기도한단다. 험난한 세상 사람들 속에서 네 마음과 몸이 다치지 않기를 말야.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쓴다고 한들 어찌 아빠의 너를 사랑하는 이 마음을 모두 다 담아낼 수 있을까. 네가 아빠 옆에 있어서 늘 감사하고 행복하고, 인생은 늘 고단하고 힘든 것이지만 아들 네가 있어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은 듯해. 정말 고마워. 아빠가 널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아빤 너를 보며 늘 생각해.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라고 말야.
"내일도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파이팅!!! 잘 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