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이면 다홍치마!
아들이 하루 일과를 끝내고 자기 전에 식탁에 앉아 일기를 쓴다. 매일매일 레트로 키보드를 쟁취하기 위한 아들의 일기 쓰기가 일주일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아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아들은 내게 그날그날의 자신이 인상 깊었던 일에 대해 기록하고 내게 보내준다.
그 덕택에 매일 밤 난 아들이 들려주는 마음속이야기들을 보고 잠이 든다. 아들이 써서 보내준 일기를 읽으며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중이다.
학교에서 생활하다가, 나랑 같이 놀다가 갑자기 글감을 찾으면 시계를 보고 시간을 기억해 두었다가 매일 밤 일기 쓰기를 시작할 때 첫 문장으로 활용한다.
시키지 않아도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여, 원래 사려고 했던 엑토 레트로 미니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예산을 확 높였다.
잠시 호기심에 샀다가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아들이 키보드를 보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었다.
ⓒ액토 홈페이지/엑토 레트로 미니 블루투스 키보드 B303
레트로 키보드 덕택에
풍부해진 나의 브런치스토리
나의 브런치스토리는 페나 키보드와 앱코 레트로 키보드 K850을 산 이후 풍부해졌다.
타다다다닥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는 것이 너무도 좋다.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마음속에 타다다닥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나를 글쓰기로 인도한다.
꽤 무겁고 어떻게 보면 거추장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내겐 페나 키보드가 담긴 전용 파우치를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 그게 나만의 멋이다.
ⓒ광화문덕
머릿속에 글감이 떠오르면 키보드를 꺼내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적는다. 사소한 글감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 덕에 요즘은 매일 한 편의 글을 발행하고 있다. 투자한 비용만큼 충분히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셈이니 아들에게도 그런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매일매일 떠오르는 영감을 적고, 영감이 떠오르지 않지만 쫀득쫀득한 타건감이 그리울 때면 퇴고를 한다. 요즘 내 삶이 부쩍 글쓰기와 가까워진 비결이기도 하다.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리멕 클래식 메카니컬 키보드
아들에게 좀 더 특별한 레트로 키보드를 사주고 싶어 열심히 검색했다.
그렇게 며칠 동안 폭풍검색을 하다가 발견하게 된 것이 바로 '리멕 클래식 메카니컬 키보드(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다. 사실 Rymek를 '리멕'으로 읽어야 할지 '라이멕'으로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검색을 해봐도 잘 나오지 않아서 그냥 '리멕'이라고 썼다.
아들은 태블릿과 연결해서 사용하길 원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페나 키보드의 거치대는 아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살펴봤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콘텐츠 욕심이 나서 내가 가지고 있는 키보드가 아닌 새로운 것을 사보고 싶긴 했다. 그러다 리멕 클래식 키보드를 보고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어 지름신이 강림했다.
해외 구매 사이트에서 사야 하는 탓에 국내에 사용자 리뷰가 많진 않은 제품이었다. 그래서 이걸 사서 나만의 감성으로 리뷰를 작성하고 싶었다. 이미 내 마음속에서는 결제버튼이 눌러진 상황이었다. 또 하나의 유의미한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겠다는 글쓰기 욕심이 나로 하여금 결제하도록 만들었다. 아들에게 꼭 필요한 레트로 키보드란 명분으로 나를 세뇌시키면서 말이다.
ⓒhttps://knewkey.com/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리멕 클래식 메카니컬 키보드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리멕 클래식 메카니컬 키보드
구성품
박스를 열면 키보드 본체와 손목받침대, 거치대, 키캡제거 및 청소툴이 들어 있다.
ⓒ광화문덕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불빛이 번쩍번쩍 라이트
포장지를 걷어내자, 리멕 클래식 키보드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블랙 바디에 로즈골드의 키캡이 고급스러운 멋을 자아낸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라이트가 들어와 '페나 키보드'를 가진 내 입장에서는 이 부분은 좀 부럽긴 했다.
아들이 내 앱코 K850 키보드 백파이트를 무척 부러워했었는데, 레트로 키보드 모양에 라이트까지 나오니 무척 좋아할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https://knewkey.com/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실용적인 거치대
페나키보드와 달리 리멕 클래식 키보드는 거치대가 매력적이다.
기울기가 있고 가운데 부분이 개방형이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거치했을 때 홈버튼을 누를 수 있어 좋다.
ⓒhttps://knewkey.com/
페나 키보드는 거치는 할 수 있지만 홈버튼을 누르려면 폰을 잡고 올린 뒤에 홈버튼을 누르고 다시 거치대에 올려놓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페나의 치명적인 아쉬움이다.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반질반질한 조약돌을 만지는 듯한 키감
키감은 조약돌을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매매력적이다.
같은 청축을 사용한 레트로 키보드지만, 리멕 클래식 키보드는 리멕 대로, 페나 키보드는 페나 대로 타다다다다닥하는 자기만의 고유한 타건감이 존재한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리멕은 리멕대로, 페나는 페나대로 매력적이다.
특히 리멕은 키캡이 전체가 크롬 같은 것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페나 키보드와 앱코 K850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한 촉감이 더해지니 청각적 요소인 타다다다닥하는 청축의 맛이 좀 더 색다른 느낌이다.
ⓒhttps://knewkey.com/
사람은 적응의 동물
내 경우 페나 키보드랑 앱코 K850을 최근에 구매해서 옆에 두고 직접 누르고 사용하다 보니 이렇게 바로바로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겠으나, 사실 이러한 비교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리멕 키보드에 익숙해지면 리멕 키보드가 최고가 될 것이고, 페나 키보드에 익숙해지면 내가 사용하는 내가 애정하는 페나 키보드가 내게 최고이지 않을까 해서다.
블루투스 연결은 3대까지 가능하다
페나 키보드는 5개까지 가능하지만, 5개까지 연결할 게 있을까 싶긴 하다. 대부분의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가 3개를 지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이렇게 하면 3개가 된다. 노트북 2대 이상을 사용하고 태블릿 2대 이상을 사용해서 주요한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광화문덕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매혹적인 바디 재질
피아노 라커(piano lacquer)
리멕 키보드의 몸체가 굉장히 세련된 느낌이다. 지문이 잘 묻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고급지도 매력적인 바디를 자랑한다.
바디 재질이 '피아노 라커(piano lacquer)'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피아노에서 쓰는 소재였다.
피아노 라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찾아보다 올해 벤츠에서 한정판으로 온라인 스페셜 모델 ‘마이바흐 S 580 4MATIC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The new Mercedes-Maybach S 580 4MATIC Blue Star Dust Night)’를 24대 한정판으로 출시했는데, 이 모델 실내 내장재로 피아노 라커가 사용됐다.
벤츠코리아에서는
피아노 라커를 이렇게 언급했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80 4MATIC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는 우아함과 차별화된 럭셔리를 자랑하는 내외관 디자인, 쾌적함과 안락함을 자랑하는 우수한 승차감, 최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이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적 요소를 더해 독보성과 희소성을 모두 갖췄다.
실내에는 마누팍투어 플로잉 라인 피아노 라커 트림(MANUFAKTUR black piano lacquer trim with flowing lines) 및 헤드레스트에 새겨진 마이바흐 로고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마누팍투어 플로잉 라인 피아노 라커 트림(MANUFAKTUR black piano lacquer trim with flowing lines) 및 헤드레스트에 새겨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로고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벤츠코리아
페나 키보드와 비교하면
리멕의 usb 연결 기능은 큰 장점이다
페나키보드를 사용하면 가끔 연결이 끊겨서 불편할 때가 있긴 하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긴 한데, 노트북과 연결해서 사용할 때에는 가끔 연결 끊김 현상이 일어나곤 해서 아쉬울 때가 있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태생적 한계인지 모르겠으나 한창 신나게 사용하다가 갑자기 키보드 타이핑이 먹히지 않을 때에는 흐름이 깨져 실망스러운 마음이 든다.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자들에게 블루투스 연결의 안정성에 대한 부분은 늘 목마름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내 서재와 사무실용 키보드를 유선 키보드인 앱코 K850으로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기획서를 쓰든, 보고서를 쓰든, 브런치스토리를 쓰든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블루투스 접속 불량으로 글의 흐름이 깨지고 나면 잘 써지던 기획서도, 보고서도, 브런치스토리 글도 다시 흐름을 타려고 해도 잘 써지지 않을 때가 있다.
ⓒhttps://knewkey.com/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Blue Switch(청축)
청축 제품이다. 경쾌함과 타건감도 꽤 괜찮다. 이건 쫀득쫀득한 타건감과 경쾌함이라기보다는 조약돌조약돌스러운 타건감과 경쾌함이다. 키캡이 손이 닿는 곳이 크롬 같은 소재다 보니 조약돌 같은 느낌이랄까. 페나 키보드와 앱코 K850의 경우엔 손가락이 닿는 곳은 플라스틱 소재였는데, 리멕은 전체가 다 크롬 같은 소재로 되어 있다.
리멕 공식 홈페이지 내에 마련된 '리멕 클래식 메카니컬 키보드' 제품 상세페이지에는 블루 스위치라는 문구만 있을 뿐, 어떤 제품을 사용했다는 언급은 없다.
ⓒhttps://knewkey.com/
아들의 글쓰는 시간이
설레고 즐거운 순간이 되길!!!
부디 아들이 이제 막 재미를 붙인 글쓰기가 아들에게 설레는 즐거운 취미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잠시 쓰다마는 것이 아니라, 리멕 레트로 키보드가 동기부여가 돼서 매일매일이 글이 쓰고 싶어지는, 글을 쓰는 밤이 기다려지는 설렘 가득한 날들이 되길 소망한다.
ⓒ광화문덕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전용 파우치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
다만, 휴대성 측면에서 보면 거치대랑 좌측 상단에 사이드바(?)는 제조사에서 제공한 별도 스티로폼틀에 잘 담아서 별도 파우치에 넣어 다녀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망가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광화문덕
리멕에서도 페나 키보드처럼 별도 전용 파우치를 만들어서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별도 전용 파우치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페나 키보드가 좀 더 사용자 편의성을 고민한 듯하다. 어떤 가방에 넣고 다닐지 고민하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민거리일테니 말이다.
자기만의 전용 파우치를 고르는 이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페나 키보드처럼 제조사가 디자인한 전용 파우치를 사서 담아 다니는 것이 더 멋스러울 것 같다. 그것이 바로 리멕 키보드를 사용하는 오너들의 자부심이고 로열티 아닐까 해서다.
ⓒ광화문덕
사용하다 보니
Rymek 키보드의 최대 단점은
한/영 키 전환이었다.
글로벌 버전이라 키캡에 한글이 없는 것은 아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키캡에 한글이 없어도 적응해 나가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한/영 키 전환이었다.
노트북 윈도우에 연결하려고 'cmd + 스페이스'를 눌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열심히 테스트를 진행했고, 시행착오 끝에 운영체제별 한/영 키 전환 방법을 찾아냈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이유는 한/영키 방법을 아무리 찾아도 인터넷으로는 잘 검색이 안돼 서다.
Rymek Classic Mechanical Keyboard
기능 설정 정리
⚡블루투스 설정
1. 태블릿이나 컴퓨터, 모바일에서 블루투스 찾기를 누른다.
2. Rymek 키보드에서 'fn + f1 또는 f2 또는 f3를
3. Rymek 키보드에서 'fn + ~' 누른다.
⚡키보드 조명 설정
fn + del
⚡한영키 전환
아이패드 : caps lock
안드로이드 : shift(또는 ctrl) + 스페이스바
윈도우 : 윈도우 하단에 '가' 표시를 눌러서 한/영키 전환 후 사용
⚡키보드가 갑자기 먹통이 됐을 때 해결 방법
갑자기 블루투스 키보드가 작동하지 않을 때에는 좌측 상단에 있는 사이드바 핸들을 작동해보자. 사이드바 핸들이 가상키보드로 전환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가상키보드 모드에서는 키보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내 상황을 예로 설명해보면, 분명히 키보드 세팅도 잘하고 테스트도 잘 마쳤는데 밤에 아들이 나를 찾았다.
"아빠 갑자기 키보드가 연결이 안돼"
"그래? 이상하네! 분명 아침에는 잘 작동했는데". 나는 의아하다는 듯이 말하고 차근차근 아침에 했던 설정대로 버튼을 누르며 태블릿과 연결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먹통이었다. 'fn + ~' 키를 눌러서 블루투스 모드로 진입하려고 해도 물결표시 키의 백라이트가 깜박이지 않았다. 블루투스 모드로 진입하면 백라이트가 깜박여야 함에도 말이다.
그렇게 수많은 시도 후 겨우겨우 깨달았다. 이미 블루투스는 정상적으로 연결돼 있었고, 가상키보드 모드여서 블루투스 연결을 위한 'fn + ~'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https://knewk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