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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Jul 06. 2024

전략적인 매출 목표 설정

대한민국 소상공인 사장님들을 응원합니다

미용실 선생님이 창업하자
내 연간 미용비 30%가 절약됐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면 미용실을 찾는다. 


그동안 내 머리를 해주시던 선생님께서 프랜차이즈 미용실에서 독립해 개인 가게를 차리셨다. 3주 전 펌을 하러 오픈 날에 찾았고, 결제 후 난 '쾌재'를 불렀다.


선생님께서 창업한 덕택(?)에 내 연간 미용비(머리를 자르거나 펌, 염색 등 꾸미는 고정비용)이 약 30%가량 절감됐다.


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음에도, 단순히 주변 환경 변화로 인해 연간 고정 비용이 감소한 것이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물론 소비를 지향하는 나이기에 이렇게 절감한 비용을 저축에 사용할 생각은 없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아내와 아들에게 더 맛있는 것을 사줄 수 있는 예비비로 추가 배정해 사용할 계획이다. 아빠로서 가족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사줄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인가!


사실 내게
미용실을 고르는 것은
굉장히 스트레스받는 일이었다


그동안 40여 년의 내 삶의 머리 했던 날들을 떠올려 본다.


중학교 때까지 난 아빠가 다니는 이발소에서 머리를 했다. 이발소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늘 다니던 이발소에서 이발사 선생님이 그전까지는 늘 스포츠머리라고 해서 고슴도치같이 잘라주셨는데, 그날따라 옆머리는 바싹 쳐내고 앞머리는 좀 길게 잘라주셨다. 그렇게 새로운 머리를 하고 한 달을 보내고 나니 그동안의 머리와 다르게 머리가 조금 길러졌다. 


다음 달 이발소에 가서 '이번에도 멋지게 잘라 주시겠지'란 생각을 하고 앉았는데..... 다시 전체적으로 빠박머리에 가까운 스포츠머리로 잘렸다. 그러자 눈에서는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이후에도 미용실에서 머리하고 난 후 슬프거나 속상했던 기억은 꽤 많다. 


어릴 적에는 환상이 있었다. 


마치 이곳저곳 미용실을 도장 깨듯 옮겨 다니다 보면 내게 맞는 머리스타일을 해주는 미용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환상이랄까. 그래서 스무 살 이후부터는 집에서 가깝고 먼 것을 가리지 않고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찾아다녔다.


서른이 넘어 월급을 받으면서는 연예인 분들이 다닌다는 청담동 유명 미용실에서 머리를 해보기도 하고, 비싼 고급 헤어샵으로 청담에서도 내로라하는 곳에 가서 펌, 염색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다 스스로 머리를 자르거나 꾸민다는 것에 대해 기준을 정립했다.


"아무리 유능한 미용사 선생님이라고 하더라도 처음 온 손님이 만족할 만한 커트를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러 번 찾아가서 선생님의 눈에 내 얼굴이 익게 되면 그때부터는 미용사 선생님의 능력치가 발휘되어 내게 맞는 머리스타일이 나오게 될 것이다"


내 나름의 깨달음을 얻은 이후부터는 더 이상 미용실을 찾아 전전긍긍하지 않았다. 최소 한 곳에 가서 최소 3개월은 다니며 선생님의 눈에 내 얼굴이 익숙해지기만을 바랐다.

새로운 미용실을 찾았다는 건 내게 맞는 스타일을 선생님께서 해주실 것이란 기대에 따른 셀렘도 있지만, 그 반대로 첨 본 내 얼굴이 익숙하지 않아 일반적으로 어울리는 스타일로 했음에도 내 얼굴 개성과 맞지 않아 가발 쓴 느낌이 드는, 다시 말해 머리가 망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상존한다.

처음 미용실을 갔을 때 머리가 잘 됐다는 것은 선생님의 경험치가 대단하셔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내 입장에서 그건 도박이자 모험이라 생각한다.


40대 초반
노원구에 정착하며 만난 선생님


30대 후반 노원구에 집을 마련했다. 그리고 기존에 머리를 해주시던 명동 선생님은 연락이 두절됐다. 


이제 또다시 머리를 해주실 선생님을 찾아야 하는 미션이 내게 주어졌다. 실패하고 싶지 않아 집 근처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찾았고, 그날 이후 오늘 만난, 이번에 창업하신 하담 선생님께서 내 머리를 관리해주고 계신다.



선생님이 프랜차이즈 미용실 소속에서 사장님이 되시면서 내 삶의 연간 미용비 절감 혜택을 주셨다. 선생님이 가게를 오래오래 잘 유지하셔야 내가 새로운 미용실을 찾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선생님께 경영 컨설팅을 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오래오래 가게를 잘 운영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물론 너무도 오지랖을 많이 부린다고 부담스러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단계별로 차근차근 잔소리(?)를 해드리고 있다.


출처: 머리, 하담

머리를 하기 위해 3주 만에 다시 찾아간 미용실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미용실 머리하는 좌석이 2곳인데 풀로 운영되고 있었다. 영업활동이 잘되고 있는 현장을 보며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잠시 후 내 머리 할 차례가 됐고 선생님은 내게 뿌듯하다는 목소리로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네셨다.


고객님
저 매출 목표 잡았어요


자칫 내가 너무 부담을 드린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했는데, 내 말씀을 들으시고 매출 목표를 세우셨다는 것에 은근 뿌듯했다. 이제 더 오지랖(?)을 부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선생님 매출 목표는 어떻게 잡으셨어요?"


"인터넷 검색해 보니 매출 목표는 월세의 10배로 잡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아......."


검색을 해보니 많은 창업 컨설팅해 주는 분들의 글이 나왔다. 임대료는 매출의 10% 정도로 잡아라라는 글. 그래서 이를 역산해서 임대료의 10배가 적정 매출 목표라고 제시한 곳도 있었다.


그런데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래서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선생님 목표는
더욱 높게 잡으셔야 해요
그래야 실제 달성액이 높아져요


"선생님 지금 월세의 10배는 경영자로서 매출 목표를 잡기에는 너무 낮은 것 같아요"


너무도 막연한 매출 목표여서다. 더 많이 벌 수 있음에도 단순히 가게 사정과 사장님의 영업 역량 등을 감안하지 않고 뽑은 수치여서 난 더 높은 매출 목표를 세우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일단 지난 프랜차이즈 미용실로부터 받았던 급여를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뽑아보시겠어요?"


"그게...."


"어려울 것 없어요. 선생님 통장에 찍힌 급여액을 기준으로 산정하시면 돼요"


"아...."


통장에 찍힌 세후 내 급여액 데이터를 뽑아 연간 실제로 벌어들인 내 연봉과 매년 급여 인상폭을 확인해보고자 함이다. 


미용사의 경우 고객 당 해당 원장님과 선생님이 나눠가진 비율이 있을 것이고 프랜차이즈 사용료를 제공하는 데 떼인 수수료도 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선생님이 받은 급여액을 토대로 실제로 선생님의 연간 매출을 역산해 볼 수 있다. 그 데이터를 표본으로 연간 매출 목표의 적정성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광화문덕의 제안
더욱 전략적인 매출 목표 수립 방법


이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지만, 지난번 뵈었을 때 했던 잔소리(?)여서 반복하지는 않았지만 기록해 두고자  한다.


창업하기 전 선생님의 급여에 찍힌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을 분석해 보면, 단골 고객과 우연히 유입된 신규 고객에 대한 비용이 혼재돼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약 내역을 토대로(지금은 확인하실 수 없겠지만... 추정이라도 해본다고 한다면). 단골 고객의 비중 정도는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여기서 월간 또는 연간으로 내 고객 데이터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월간 단골고객의 방문 횟수와 커트, 펌, 염색 등에 대한 세부 데이터

월간 신규고객의 방문 횟수와 커트, 펌, 염색 등에 대한 세부 데이터

월간 신규 고객에서 단골 고객으로의 전환율

월간 단골 고객의 이탈률

 등등...


이러한 데이터들을 토대로 내가 실제로 연갈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수익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는 목표치가 아니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창업을 했는데 창업하기 전 보다 못 번다면 창업하고자 했던 선택이 잘못된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추정된 연간 수익을 최근 5년간 수치를 뽑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그렇게 되면 내 올해 매출 목표뿐 아니라 내년도 그 다음연도 매출 목표 예상치까지 뽑아낼 수 있어서다.


매출 원가 관리의 중요성


잔소리(?)를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데 벌써 머리가 다 마무리됐다. 샴푸까지 마쳤다.


"선생님 휴가시거나 시간 나시면 엑셀 파일이나 메모장 들고 미팅 한 번 해요"


사실 엑셀 파일 하나만 만들어드리면 되는 일이긴 하다. 그런데 이건 굉장히 위험한 일일 수 있다. 


숫자를 모르고 경영 방법을 모르고 경영을 한다는 것. 내가 우리 회사의 숫자를 모른 체 회계법인이나 CFO 또는 재무팀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 대표자리에 있다면 오늘 망해도 할 말이 없는 일이다.


경영자라면 반드시 내 회사 또는 내 가게의 숫자를 모두 알아야 한다. 달달 외우고 있어야 한다. 임대로, 인건비 등 고정비는 물론이고 그 외 수시로 변하는 비용도 꿰고 있어야 한다.


"선생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오늘따라 입이 터져 잔소리(?)를 더 해드리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영업 방해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쿨하게 머리가 끝나자마자 계산대로 나와 카드를 선생님께 건넸다.


"고객님 이거 저희 오픈 기념 선물이에요"


선생님은 내게 헤어 에센스를 주셨다. 굳이 계정을 따진다면, 오픈 기념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비로 구매한 사은품 정도가 될 듯하다.


사실 난 선생님의 단골 고객이고 사은품을 주시지 않아도 떠나지 않는 '락인(Lock-In)' 고객이다. 내겐 사은품보다도 더 큰 혜택을 주셨다. 바로 창업에 다른 내 삶의 연간 고정비 30% 감면 혜택이다.


"선생님 선물 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기억해 주세요. 이것도 원가에 반영하셔야 하는 항목일 수 있다는 것을요"


끝까지 잔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선생님은 수줍으신 듯 마지막으로 내게 속삭이듯 말씀하셨다. 


"네???"


너무도 작은 소리여서 잘 안 들려 되물었다.


"고객님 리뷰 좀 부탁드려요"


그때 생각했다. 지금 이제 막 창업한 선생님께는 매출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가게를 알리는 홍보라는 것을.


짜잔
머리, 하담 남자 커트 리뷰
(펌 한 건 3주 전)


그래서 이번 글을 기획하게 됐다. 오랜 인연이 된 선생님의 창업을 응원하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리뷰다. 내게 글 쓸 소재를 주심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렇게 오늘 예쁘게 머리 해주신 것을 찍어 올린다.


육아를 하기에 나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 이후 왁스를 바르지 않는다. 평소 왁스를 바르고 머리를 2대 8 가르마를 하고 다녀 머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해서 주말이라도 편히 쉬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많은 미용실에서 고객 리뷰를 위해 각 잡고 스타일링한 버전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겠으나, 이런 자연스러운 머리 스타일도 그 나름대로 선생님의 기술의 자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노원구에서 미용실을 찾고 계시다면 한 번 찾아가 보심도 좋을 듯합니다. 제 머리를 벌써 수년째 해주고 계신 선생님이셔서 추천합니다!!!
ⓒ 광화문덕
왁스를 바르면 아래 모습


'머리, 하담' 사장님 덕택에 찾은 나만의 머리 스타일!

매일 아침 출근 준비하며 왁스를 바르다보면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든다.

사장님으로서 새로운 도전하신 선생님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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