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로필에서 아내의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했지만, 기분이 묘했다
이제 출발해요
아내의 카톡 메시지다. 지난 주말 아내는 친구들과 모임을 했다. 모처럼 만에 외출이었다.
절친들과의 모임. 친구들도 다 애 엄마가 됐다. 1년에 한 두 번 있는 모임이었다. 다들 아이가 있다 보니 서로 일정 맞추는 게 쉽지 않아서다.
이날은 친구들도 모두 혼자 나오기로 했단다. 아이는 남편에게 맡겨두기로 하고 말이다.
이날 만큼은 한 아이의 엄마가 아니다. 이 자리의 주인공은 아내와 친구들이다.
마중
아들이 엄마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달려간다. 아들은 마치 엄마와 며칠을 떨어져 지낸 것처럼 무척 반가워했다. 반나절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사실 나도 반갑긴 했다. 혼자서 애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 반나절 아이를 혼자서 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아내를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왔다.
환한 미소
오랜만에 외출한 덕택인지 아내는 스트레스가 꽤 많이 풀린 듯했다. 아내의 미소를 보니 연애할 때가 떠올랐다. 내가 사랑하던 그 미소였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이런저런 이야기
집으로 오는 길. 오늘 친구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운전하면서 재미있게 들었다. 아내는 이야기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한가득했다. 정말 즐거워 보였다.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다.
카톡 프로필
집으로 돌아와 카톡을 열었다. 아내의 프로필이 바뀌어 있다. 아내가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 활짝 미소를 짓고 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아내의 카톡 프로필에서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의 모습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늘 아이가 먼저였고 아이에 맞춰 살다 보니 아내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속상했다.
카톡 프로필에서 아내의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했지만, 기분이 묘했다. 한편으로는 기뻤다. 이제 아내가 아내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아서다.
'아들의 엄마가 아닌 아내가 아내답게 살 수 있게 내가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