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수프 같아

함박눈이 내리던 날...이를 처음 본 아들의 시적 표현

by 광화문덕
아들과 나들이

밤샘을 하고 난 다음 날. 아들을 차에 태우고 본가에 갔다. 엄마가 조직 검사를 받았기에 괜찮은지 살펴볼 겸해서다.


아들은 본가에 가는 걸 좋아한다. 본가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디선가 구해놓은 장난감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날 함께하지 못했다. 복직을 준비 중인 아내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난 그런 아내가 맘 편히 일을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부모님은 내 삶의 안식처

숙퇴하고 난 다음 날, 내게 본가는 안식처와도 같다. 엄마와 아빠가 아들과 즐겁게 놀아주시기 때문이다. 본인들의 몸이 좋지는 않으시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들리는 손자를 볼 때면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신다.


특히 이날은 수습기자들의 보고를 받느라 2시간 남짓 잤던 상태여서 굉장히 피곤했다. 그래서인지... 2시간여 끝에 도착한 본가에서... 난 도착하자마자 잠이 들었다.

아들 가야지

엄마가 나를 깨웠다. 밖에 함박눈이 와서 빨리 집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게 이유였다. 시간은 벌써 3시를 향하고 있었다. 2시간여 잠을 잤다.


아들은 신이 나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듯했다.


창밖을 보니 눈이 펑펑 쏟아졌다. 하늘은 흐렸고 이러다간 도로가 얼어붙어 위험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자는 사이 아들을 봐주신 엄마, 아빠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본가를 나왔다.

아들 즐거웠어?

차 안에서 아들은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른다.


"아들~~ 지금 차 밖으로 눈이 쏟아지지? 이걸 함박눈이라고 부르는 거야~"


"눈?"


"함박눈~!"


지나가는 동안 눈이 신기했는지 "우와~ 우와~"를 연신 내뱉었다.


그러다 "아빠, 아빠~"라고 아들의 애교 섞인 부름이 들린다.


"아들 왜~~?"


"하늘이 수프 같아"


"응???"


"하늘이 수프 같아요"


"응??? 뭐가 수프 같다고?"


"저기~ 저기~ 보이는 하늘이 수프 같다고요"


아들은 양송이 수프를 좋아한다. 우윳빛 하늘이 마치 아들이 봤던 수프 색깔과 같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들의 표현력에 또 한 번 감탄하는 하루였다.


여기서 난 궁금증이 일있다.

'나는 어릴 적 함박눈을 엄마, 아빠께 뭐라고 표현했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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