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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울었다...

《장수상회》를 보며 펑펑 운 날

by 광화문덕
펑펑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흐르고 있다. 줄거리를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 내 생각을 담아내려는 것 뿐이다. 그래야만 할 것 같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지금의 감정을 기록해놔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

이 영화는 내게 이것을 일깨워줬다. 내 가족... 아내와 아들...


사실 요즘 난 불안한 마음이 많다. 자꾸 깜박깜박하는 내 정신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영화 속 주인공에게 완전히 몰입했다.


내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 60, 70 아니면 그전에라도... 내 아내와 아이를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지...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은 필연인데... 행복했던 순간들, 잊지 못할 순간들, 그 때만 떠올리면 미소짓게 하는 순간들어버리면 어쩌지...


이런 두려움이 온몸을 휩싸았다. 너무 겁이 났다. 상상으로도 너무 슬펐다.

매년 반복해서 봐야겠다

반드시 그래야겠다. 지금도 두렵다. 반평생을 함께 해 온 가족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 그것이 고통인지도 모르는 삶, 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게 된다면... 너무 슬픈 일이다. 하지만 내 주위에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걸 알기에...


매년 이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서 자각해야겠다.


지금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감정들을 모두 글로 담아낼 수 없지만,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다.


"내가 병들고 늙어 볼품없게 됐을 때 내 옆에서 함께 해줄 사람은 아내밖에 없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늘 이 단순한 진리를 잊어버리지 않게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 외에 글로 표현할 수 없음이 그저 한스러울 뿐이다.

37살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나중에 나이가 들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미래의 나에게 말하고 싶다.


"일단 장수상회 영화를 꼭 다시 봐. 그러면 너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거야. 혹시... 만에하나라도... 아내에게 잘못하고 있는게 있다면... 어떤 이유에서라도 너로 인해 아내가 외로워하고 있다면... 빨리 정신차려... 네 옆에 평생을 지켜줄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걸 잊지마... 네가 병들어 지치고... 혹시나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네 아내는 네 곁을 지켜줄거야..."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일요일 출근길... 곤히 자고 있는 아내와 아들을 뒤로하고 집을 나왔다. 이 노래가 떠올랐다. 지금 내 마음을 이 노래가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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