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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y 20. 2016

어떤 선택이 옳은 걸까?

출근길 전단지를 받지 않은 후 마음이 불편해졌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아침 바람이 시원하다. 하얀 와이셔츠에 흰색 운동화를 신고, 아내가 사준 슬랙스 정장 바지를 입었다. 댄디해 보이는 내 모습이 뿌듯해 웃음을 짓는다. 


출근길 여유로움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지하철을 나와

발걸음에 리듬을 실어 걸었다. 에스컬레이터에 두발을 올렸다. 잠시 후면 내려야 한다. 에스컬레이터 끝나는 지점에 한 아주머니가 서 계신다. 한 가운데 서 있다. 피해서 가야하는 상황이다. 


비켜주시겠지?

아주머니는 전단지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하나씩 건네주셨다. 마치 '이거 받으면 비켜줄게'라는 식으로 느껴졌다. 


앞서 가던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을 떼다가 주춤한다. 아주머니를 피해서 가야 하는 상황에 당황한 듯보였다. 아주머니는 꿋꿋하게 한 가운데서 전단지를 주고 계셨다.

평소 난

전단지 아주머니를 만나면 손을 먼저 내밀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벽부터 나와서 고생하시는 아주머니들 일찍 들어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한 분의 전단지를 받으면 뒤에 서서 나눠주시는 분들이 뛰어와서 주고 가신다. 그것도 다 받는다. 차별은 나쁜 것이니...

하지만 오늘 난...

전단지를 받지 않고 아주머니를 피해 자리를 빠져나왔다. 전단지를 받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니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마음이 편치 않다. 5분 여를 걸으면서 고민했다. 


'과연 내 지금 행동은 옳은 행동이었는가?'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인데, 내가 단지 조금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몇 그램되지도 않는 전단지, 종이 한장을 받지 않은 것이 잘한 것일까...


이 생각들로 아침 출근 이후 지금까지도 혼란스럽다. 가치관에 대한 혼란일지도 모르겠다.


안그래도 요즘 세상이 뒤숭숭한데... 나라도 정신차려야 하는데... 뭐 그런 잡다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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