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와 맞서도록 키워야하는데...
뿝!!!
이건 웃는 소리가 아니다. 아들의 침 분사 소리다. 침을 뱉는 것도 아니다. 입술로 침을 튕겨내며 뿜어내는 소리다.
하지 마!!!
아들은 이게 요즘 재밌는지 계속한다. 시도 때도 없다.
그제는 밥 먹다가 '뿝!'하며 입안의 것들을 내게 뿜었다. 난 음식물 찌꺼기로 샤워했다. 범벅이 됐다. 순간 버럭 화를 냈다. 그렇게 요 몇칠 동안 아들은 내게 장난을 쳐왔다.
결국
어제 저녁 통제에 들어갔다. 카페에 앉아있다가 아들을 내 쪽으로 강제로 데려와 무릎 위에 눕였다.
"그만하지 않으면 맴매할 거야"라며 협박했다. 항복할 것을 강요했다.
"......"
아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끝까지 버텼다. 내 협박은 통하지 않았다.
새근새근
자려고 누웠다. 아들이 잠자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감았다. 저녁에 아들에게 했던 행동이 떠올랐다. 너무 심했던 것 같아 후회가 밀려왔다. 어린아이에게 힘의 논리를 앞세운 나 자신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심했다.
지금이라도 아들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일어났다. 자는 아들의 얼굴을 한참을 쳐다봤다. 자는 아이를 깨울 수 없어 마음으로 기도했다.
아빠로서 부족한 나
내 인격의 부족함을 깨달았다. 아들이 불의에 항거하도록 키워야 하는데 난 자꾸 아들에게 복종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들이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도록 강하게 키워야 하는데 난 그렇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힘의 논리에 복종하라고 억압하고 있었다.
아침
미안함은 아침에 일어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아내에게 고백했다. 내가 너무 어제 심했던 것 같다고. 아내는 무슨 일있었냐고 내게 물었고 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들은 그런 상황에 절대로 답하지 않아.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 훈육 방식은 좋지 않아. 아들은 그런 식으로 해서는 받아들이지도 않고. 당신이 잘못한 것 같아. 어찌 됐든 계속 설득해야 해."
아내는 내 행동의 잘못됨을 지적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잘 새기고 적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출근하기 위해 씻고 나왔다. 아들이 자꾸 눈에 밟혔다. 자는 아들의 모습을 한참 쳐다봤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곤히 자는 아들을 이른 새벽부터 깨울 수 없었다. 내가 사과하고 싶다고 자는 아이를 깨우는 것도 나쁜 행동이라 생각했다. 자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한참 쳐다봤다.
방을 나오니 아내는 그런 내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이 아빠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으니 말이다...
집을 나섰다. 출근길 미안함이 밀려왔다. 아들을 잘 키우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속상함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