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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도

하루의 시작을 감사로 시작하게 하소서

by 광화문덕
"새 날이 밝았다. 어제와는 다른 날이다. 매일이 새로운 것이다. 하루의 시작인 아침은 늘 감사의 마음이 충만하게 하자. 그 마음들이 모여 내 삶을 늘 감사한 길로 인도해줄 것이라 믿는다."
- 신동진 기자


아침에 눈을 떴다. 그리고 시계를 봤다. 새벽 3시23분... 다시 눈을 감았다.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덥고 습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짜증이 늘었다. 결국, 이러한 짜증은 주변 이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것이다.


다시 눈을 떴다. 새벽 5시50분. 6시에 일어나야지 하면서 다시 눈을 감았다. 5시58분. 6시5분. 5분만 더 자자고 생각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6시8분...


일어났다. 어느 순간부터 아침에 일어나는 것에 게을러졌다. 상큼하게 아침을 맞는 것을 나 스스로가 부정하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일어나서 씻었다. 온몸이 끈적끈적했음에도 샤워하지 않고 머리만 감고 있었다. 세수까지 마친 뒤 다시 샤워했다. 게으른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다. '이 정도 번거로움쯤이야'.


아침에 아내와 아들이 깼다. 피곤한 모자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내가 씻는 소리에 깬 것은 아닐까 해서다. 물을 두컵 마셨다. 의식하면서 말이다. '이 두 잔의 물이 내 오늘 하루의 생명수가 될 것이다.'라며.


출근하며 영어회화 공부를 했다. 참 오랜만이다. 늘 듣는다고 하면서 졸기 일쑤였다. 오늘은 모처럼 이어폰에 흘러나오는 영어 문장을 따라 했다.


내리기 한 정거장 전에 일어났다. 늘 졸다가 허겁지겁 뛰어내리기 다반사인데, 의식적으로 일찍 일어났다. 그 자리는 다른 피곤한 누군가에게 좋은 휴식처가 될 것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기자실로 걸어오는데 편의점 커피 표지판이 보였다. '아차 집에 사놓은 텀블러를 놓고 왔구나. 오늘 집에 가서 챙겨야겠다'.


기자실에 도착해 컵에 얼음을 담고 커피 한 잔을 탔다. 시원함을 느끼며 마셨다. 그리고 기도했다.


"오늘 하루는 설레는 하루를 만들어주세요.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정한 마음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긍정적인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도록 도와주세요. 노력하겠습니다."


고독하고 외롭고, 어두웠던 수험생 때에는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기도했었는데, 이제 좀 살만해졌다고 기도를 너무 등한시했던 것 같다.


하루의 시작을 기도로 한다는 것. 아침에 자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어줄 힘이 된다. 종교인이 아니라면 아침에 자신을 위해 축복 또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눈을 감고 차분하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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