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Aug 30. 2017

잘생김에 관한 소회

부모님께 좋은 하드웨어를 받았다고 자만하지마라

이번에 내리실 역은 성수역입니다

교육을 들으러 가는 길이다. 동대문운동장역에서 건국대역으로가는 2호선 열차 안이 휑하다. 아침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신기할 정도로 한산하다.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사람들은 피고한지 대부분 눈을 감고 있다. 드문드문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이들도 보인다.


눈을 감으니 비슷해 보이는구나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군 이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비슷해 보였다.


'문득 잘생김에 대한 기준이 뭘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하드웨어인 인상이 전부일까에 대한 부분이다.

세대별 잘생김에 대한 기준

사실 어릴적 10대 때에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얼굴 잘생김에 대한 부분이 전부였던 것 같다. 부리부리한 눈, 오똑한 코, 매력적인 입술, 갸름한 턱선 등 말이다.


그런데 20대에는 조금 달랐다. 그 사람만이 가진 느낌이란 매력이 더해져 그 사람의 좋고 싫음을 판단하게 만들었다.


30대에는 인상이 아니라 인성, 인품을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하게 됐다. 아무리 조각같이 생겼어도 입에서 내뿜는 거친 비속어들이나 거친 행동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요즘은 중년의 분들을 보며 멋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꾸미지 않아도 드러나는 아우라가 있는 분들이 있다. 흔한 와이셔츠 하나만 입었음에도 기품이 느껴지고 중후함이 묻어나오는 분들 말이다.


이제 마흔을 앞둔 지금, 나도 기대해본다.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치열하게 살아온 나의 과거, 의미있게 살기 위해 수없이 고민하며 괴로워했던 날들, 이를 통해 하루하루 깨달음을 얻어나갔던 내 모습들 나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보여지길 바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라리 부족함이 나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