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화문덕 Aug 19. 2018

#7. 어둠 속에 느껴지는 달콤한 치즈향

이기갈 꼬뜨 뒤 론(루즈) 2015

치즈다

설렘을 안고 코르크 마개를 땄다. 며칠 전 고급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로 보이는 이가 코르크를 조심스럽게 따듯이 나도 살짝 비스듬히 와인 병을 기울이고 와인 오프너를 신중하게 돌렸다.


코르크가 열리며 나오는 강렬한 향... 먹음직한 치즈다.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마저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 잘 숙성된 치즈의 달콤한 향.

 

어서 맛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일으킬 정도였다.  


하지만...

달콤한 치즈향에 홀려 한 모금을 마셨고, 두 모금, 어느새 한 병을 다 비웠지만.....


치즈향 외에는 그 어떤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현재 내 수준에서 컴컴한 공간에 불과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달콤한 치즈향만이 내 후각을 자극할 뿐이었다.


▼ 이기갈, 꼬뜨 뒤 론 루즈 와인에 대한 상세 스펙은 아래 내용 참조

꼬뜨 뒤 론?

나를 컴컴한 어둠 속으로 안내한 이 와인의 정체에 대해서 살펴보자.


우선 낯이 익은 브랜드다. 이기갈.


하지만 '꼬뜨 뒤 론(Côtes du Rhône)'이란 명칭은 생소하다. 론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프랑스 론 지방에서 생산한 와인이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나도 이제 이 정도의 눈치는 생긴 것 같다.


론 = 북부 론 + 남부 론

지리적으로 살펴보면 론 지방은 부르고뉴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다. 부르고뉴 남쪽 론(Rhône)강 양쪽 기슭에 말이다. 론 지방은 일조량이 많아 이곳에서 태양을 듬뿍 머금은 포도로 만들어지는 와인을 ‘태양의 와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론 지방은 보르도나 부르고뉴 지방의 명성에 필적할 만큼 와인역사가 오래되고 유명한 프랑스 3대 와인 산지다. 적당한 가격에 맛있고 괜찮은 와인을 만드는 와인산지로는 최고로 꼽힌다. 또한 높은 고지대에 위치하지만 넓은 계단식 밭에서 마음껏 일광욕을 하기에 포도의 성숙이 빠른 편이다.


론 지방은 기후적인 영향으로 환경친화적인 바이오농법으로도 유명한데, 시라(Syrah)와 그로나슈(Grenache) 품종을 중심으로 하는 레드 와인이 주로(90%) 생산다.


이기갈 꼬뜨 뒤 론 루즈도 시라(Syrah/Shiraz), 그르나슈, 무르베드르로 블랜딩됐다.


론 지방의 와인에는 공식적인 등급 분류가 없다.


론 지방북부와 남부로 나뉜다. 북부 론의 와인은 일반적으로 ‘Rhône’이라고 표기되며, 남부 론은 ‘Côtes du Rhône’으로 표기된다.

에티켓(라벨) 보는 법

에티켓 살펴볼 때 '꼬뜨 뒤 론(Côtes du Rhône)'만 적혀있다면 이건 '보르도(Bordeaux)'만 적혀 있는 것과 같은 레벨이다.


그 상위 단계가 꼬뜨 뒤 론 빌라주(Côtes du Rhône Villages). 프랑스 남부 론의 꼬뜨 뒤 론 빌라주(Côtes du Rhône Villages)는 빠르게 성장한 AOC지역으로 프랑스 남부 최고 수준의 와인들이 나오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빌라주(Villages)’라는 접미어를 붙일 수 있는 마을은 총 95개로 남쪽에 위치해 일조량이 매우 높다. 그리고 최상급의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은 다시 20개로 분류되며 '꼬뜨 뒤 론 빌라주(Côtes du Rhône Villages)'라는 긴 명칭에 마을의 이름을 덧붙인다.


이것은 '보르도(Bordeaux)'가 아니라 '메독(Médoc)', '오-메독(Haut-Médoc)'으로 표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마고(Margaux)', '생줄리앙(Saint Julien)', '뽀이약(Pauillac)', '생떼스떼프(Saint Estèphe)'처럼 지역명을 적어 놓은 것과 같은 레벨이다.


그리고 그 다음 최상위 단계가 바로 마을 명을 명시해놓는 것이다.

출처 : 와인폴리

기왕 '메독(Médoc)', '오-메독(Haut-Médoc)'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것도 겸사겸사 정리했다.

메독 표기
메독 or 오-메독


바-메독(Bas-Médoc)과 오-메독(Haut-Médoc)


메독(Médoc) 지역은 보르도(Bordeaux) 지방 와인 생산지 내에서도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레드 와인 만을 생산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롱드 강 왼쪽에 메독 지방도 바-메독(Bas-Médoc)과 오-메독(Haut-Médoc)으로 나뉜다. 아랫동네와 윗동네란 뜻이라는데 오-메독이 지대가 높다.


아래 지도에서 보이는 1번 지역이 바-메독이고 2번부터 8번까지가 오-메독 지역이다.

출처 : 다음 백과

바-메독 지역은 전통적으로 그냥 메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남쪽의 오-메독을 보다 작은 지역으로 분류하면, 마고(Margaux), 생줄리앙(Saint Julien), 뽀이약(Pauillac), 생떼스떼프(Saint Estèphe), 물리(Moulis), 리스트락(Listrac)으로 나눌 수 있다.


마고 지역에는 18개의 그랑 크뤼(Grands Crus) 샤또가 있으며, 생떼스떼프 지역에는 5개의 그랑 크뤼, 뽀이약 지역에는 18개의 그랑 크뤼, 생줄리앙에는 11개의 그랑 크뤼가 있다.

메독 지역의 토양은 잔자갈과 점토질, 석회암으로 되어 있다. 오-메독의 마르고 지역은 흰 자갈의 토양이다. 뽀이약 지역의 토양은 자갈과 모래로 되어 있으며, 생떼스떼프 지역과 물리 지역은 자갈과 모래 이외에 점토질의 토양도 가지고 있다. 생줄리앙의 경우는 자갈로 되어 있다. 리스트락의 토양은 석회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포도 품종으로는 바-메독 지역에서는 메를로(Merlot) 품종이 많지만, 남쪽의 오-메독에서는 까르베네 소비뇽(Carbernet Sauvignon) 품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까베르네 프랑(Carbernet Franc), 말벡(Malbec),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등의 품종도 사용된다.

메독 지역은 1855년 파리 만국 박람회 때 그랑 크뤼 클라세(Grand Cru Classé)를 지정했다. 바-베독의 AOC는 “Appellation Médoc Controlée”로 표시되며, 이 지역에는 140개의 크뤼 브루주아(Crus Bourgeois)가 있다. 오-메독의 AOC는 “Appellation Haut-Médoc Controlée”로 표시되며, 이 지역에는 또한 5개의 그랑 크뤼 클라쎄(Grands crus Classés)가 있으며, 다수의 크뤼 브루주아가 있다. 오 메독의 고급 와인은 오 메독의 마고, 생 줄리앙, 뽀이약, 생 떼스테프, 물리, 리스트락의 6개의 지역에서 나온다. 이 6개의 지역은 마을 이름을 표기할 수 있는 AOC이다.

대표적인 샤또로는 샤또 라피뜨 로쉴드(Château Lafite-Rothschild), 샤또 라뚜르(Château Latour), 샤또 마고(Château Margaux), 샤또 무똥 로쉴드(Château Mouton-Rothschild) 등이 있다.


▼ 메독 지역에 대한 상세 내용은 아래 링크 참조

▼ 보르도 지방 와인 표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참조

론 와인의 특징

보르도 와인이 클래식하고, 부르고뉴 와인이 엘레강스하다면, 론 와인은 자유분방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개성 있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론 지방에서는 일조량이 많다보니 알코올 도수도 높고 더 감칠맛 나는 진하고 묵직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론 지방의 레드 와인은 잘 익은 과일 풍미에 스파이시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남부 론의 심장은 샤토 뇌프 뒤 파프는 일명 '교황의 와인'이라 불린다. 남부 론에서 재배하는 포도품종 13가지가 블렌딩되면서 보르도 와인의 아성에 맞서 도전장을 내민 와인이란 의미에서다.


▼ 론 지방 와인 표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 참조


이기갈 꼬뜨 뒤 론 루즈 속
포도 품종

이기갈 꼬뜨 뒤 론(루즈)은 시라(Syrah/Shiraz), 그르나슈, 무르베드르가 블랜딩된 와인이다.


시라

시라(Syrah)는 프랑스 론(Rhone)지역의 대표 품종으로, 북부 론지역과 남부 론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


색깔이 짙고 탄닌 성분이 많으며 가죽 냄새나 후추 같은 향신료 냄새가 난다. 호주에서는 이 품종으로 ‘쉬라즈(Shiraz)’ 라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시라 포도 품종에 대한 상세 설명은 아래 내용 참조

그르나슈

그르나슈 품종은 남부 론 레드와인 중 40% 이상의 점유율을 자다. 대부분 시라·무르베드르 품종과 블렌딩하는데, 간혹 화이트와 로제 와인 제조에는 단일 품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더운기후에서 잘 자라며 포도알이 크고 낮은 산도와 높은 당도, 얇은 껍질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와인 색이 연하고 알코올이 높은 풀바디와인이 되어 로제와인을 만들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한다.


그르나슈는 딸기, 라즈베리와 같은 붉은과실향, 감초, 정향과 같은 향신료 향이 나는것이 특징이며 오크숙성하면 과실향이 약해지고 토피, 가죽, 동물성향이 발달하게 된다고 한다

▼그르나슈 포도 품종에 대한 상세 설명은 아래 내용 참조

무르베드르(Mourvedre)

무르베드르는 기본적으로 스파이시한 후추, 가죽, 동물향이 나며 불랙베리, 자두, 산딸기 등 과일의 풍부한 감미가 특징이라고 한다. 더운 지역에서 많은 양의 햇빛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도 높고 터프한 타닌의 구조감이 느껴지는 파워풀한 와인을 만들고자 할 때 사용된다.


남부 론 지방에서 시라(Syrah)와 함께 그르나슈(Grenache)의 찰떡궁합 블렌딩 품종으로 명성이 높은데, 이때 무르베드르(Mourvèdre)의 역할은 깊은 색상과 타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듯 남부 론의 주요 레드 품종인 Grenache-Syrah-Mourvèdre가 사용되는 블렌딩을 일명 ‘GSM 블렌딩’이라 하는데, 호주나 캘리포니아 등지에서도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프랑스 내에서도 남부 론, 프로방스, 랑그독-루씨용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데, 프로방스의 방돌 지역에서는 Mourvèdre 100%의 장기숙성용 풀바디 레드 와인도 생산된다.

▼무르베드르 포도 품종에 대한 상세 설명은 아래 내용 참조


매거진의 이전글 #6. 인상적인 검붉은 루비색 '피치니 메모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