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피에리에'&'라 크라사드' 두번째 이야기
와인에 대한 갈망이 나날이 더 커지고 있다. 생활하면서 후각과 미각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덕택에 내 하루하루의 삶은 풍성해졌다. 그동안 스쳐보냈던 향들과 맛을 느껴보려고 애쓰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전에 작성했던 에피소드에 대한 추가적인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한다.
덧 에피소드 하나
'샤또 라 피에리에'
소개팅을 연상시키는 와인으로 적었던 '샤또 라피에리에'. 사실 난 이 와인을 디켄팅이라는 것을 하지도 않았고 물론 현재의 내공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해서 열어두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지도 않았다.
그런데 문득 꼭 다시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떫은 맛이 강하다는 것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아직 열리지 않은 것을 내가 기다리지 않고 맛봤다는 것 아닐까해서다.
좋은 와인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디켄팅이 힘들다면 코르크를 따고 짧게는 두어시간, 길게는 반나절 이상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같은 폭염 속에서는 두렵기도 하다. 와인의 음용 온도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열에 의해 상해버릴까 해서다.
내공이 더 깊어진 다음에는 선선한 봄이나 가을에 두어시간 이상 열어둔 뒤에 천천히 꼭 맛 봐야겠다. 그리고 나서 이 와인에 대한 글을 다시 써봐야겠다.
덧 에피소드 둘
라 크라사드 샤도네이
와인을 알고 싶어 매주 시음을 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마셨던 화이트 와인. 달콤한 향에 한 모금 마신 뒤 시큼함과 쓴 맛의 강렬함에 진저리쳤던 추억.
사실 라 크라사드 샤도네이에 대해 난 나쁘게 표현했다. 상한 것 아닐까란 의심까지도 했다. 파격 세일을 의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득...
화이트 와인은 이런 것 아닐까. 적포도주에 익숙했던 내 혀가 화이트 와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 아닐까.
어떤 화이트와인들은..... 쓴 맛을 내기도 한다
화이트 와인에 대해 알아보다가 이런 문구가 눈에 띄었다.
정통 화이트와인은 대개 청포도의 즙으로만 발효시켜 만든다. 레드와인이 줄기를 제거한 적포도 알맹이를 으깨어 발효시킨 다음 압착과정을 통해 한 번 더 발효를 시킨 후 앙금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쳐 숙성 단계로 넘어가는 것과는 달리, 화이트와인은 전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압착한 후 생기는 즙만을 가지고 한 번 발효시킨다. 또 발효된 즙은 한번의 앙금 분리 과정을 거처 숙성 단계로 넘어간다. 이러한 짧은 발효 과정에서 어떤 화이트와인들은 단맛과 오크성분(숙성할 때 쓰는 오크나무통의 향성분)이 없어 조금 쓴맛을 내기도 한다고 한다.
-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https://www.kisti.re.kr)
▼ 자세한 내용은 아래 내용 참조
라 크라사드 샤도네이는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진 와인이다.
샤르도네를 검색해봤다
내 무지함이 문제였다.
샤르도네는 그런 와인이었다.
쓴 맛의 식탁용 백포도주...
▼ 샤르도네 품종에 대한 설명 참조
언젠가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나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와인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으려면 외워야 할 것도 많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시음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저것 지식을 알려주는 책들은 많지만 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조금 더디게 보일지라도, 하나하나를 직접 맛보며 경험을 통해 나만의 와인 지식을 쌓아 나가고 싶다.
바라건데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언젠가는 나만의 세계관으로 나만의 언어로 와인을 표현하고 싶다. 그것을 위해, 그런 마음 가짐으로 오늘도 '와인에 대한 고찰'을 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