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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Feb 06. 2019

#47. 간 발의 차이로

영화 '여인의 향기'로 유명한 그 탱고곡

오늘도 커피숍으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요즘은 쉬는 날이면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오늘도 예외는 없다. 


에코 백에 탱고 책과 스마트폰, 블루투스 키보드를 챙기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다. 집 근처 조용한 커피숍이다. 예의상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탱고 책을 펼친다. 커피숍에서 흐르는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책속으로 점점 빠져든다.

포르 우나 카베사

오늘도 탱고 책을 정독하고 있다. 그러다 우리에게 너무도 유명한 탱고 곡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어 정리해서 올려보려고 한다.


바로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왔던 곡이다. 스페인어로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 이 곡은 아르헨티나 탱고 국민 가수이자 '탱고의 왕', 탱고의 카루소'로 불리는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이 작곡하고 노랫말은 '알프레도 레 페라'가 지었다.

탱고 가사는 사랑이 주된 테마였는데, 1900년대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경마 때문일까 경마 용어가 탱고 가사로도 자주 사용되었다고 한다.


'포르 우나 카베사'란 단어도 경마 용어다. 직역하면 '머리 하나 차이로', 의역하면 '간발의 차이로'다.

'포르 우나 카베사' 노랫말에 담긴  사연
주인공 남자는 여자와 사랑할 돈이 없다. 그래서 가진 돈 전부를 경마에 건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말은 지고, 그는 모든 재산을 잃는다. 더불어 그녀와 사랑을 나누려는 그의 계획도 수포가 된다.
<<탱고 인 부에노스아이레스(시공사, 박종호 저)>>
'포르 우나 카베사'
이제 본격적으로 음미해보자

우선 유명한 장면인 영화 속 '포르 우나 카베사'를 먼저 보자.

자 이번에는

카를로스 가르델의 '포르 우나 카베사'를 느껴보자.


마지막으로

노랫말을 한 자 한 자 음미해보자.

간발의 차이로 져 버렸네.
그 기품 있는 어린 말은
결승점에서 그만 힘이 빠졌지.
그러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어.
"형제여 잊지 말았어야죠. 돈을 걸면 안 됐어요."
간발의 차이로 져 버렸네.
격정에 사로잡힌 요부가
나를 희롱하며 놀려 댔지.
그녀는 웃으면서 거짓 사랑을 속삭였지.
내 모든 사랑을 활활 태워 버렸어.
 
간발의 차이로 져 버렸네.
모두 미친 짓이야.
그녀 입술의 키스는 슬픔을 닦아 내면서
내 고통을 위로하네.
간발의 차이로 져 버렸네.
그녀가 날 잊어버린다면
내 삶을 천 번 포기한들
무슨 상관인가?
왜 살아야 하나?
 
간발의 차이로 져 버렸네.
실망스럽지만
나는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수천 번이라도 맹세하겠어.
그녀가 나를 한 번 쳐다보는 것도
나에게 상처가 되겠지만
그녀의 불타는 듯한 입술에
다시 한 번 키스하고 싶어.
경마는 이제 그만, 내기는 다 끝났어.
아슬아슬한 경주를 또 쳐다보는 건
너무 힘든 일이야.
하지만 다음 일요일에
정말 그럴듯한 말이 있다면
난 모든 걸 또 걸겠지.
어쩌면 좋아! 그게 바로 나야!
 
간발의 차이로 져 버렸네.
모두 미친 짓이야...
<<출처 :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박종호 저)>>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야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대사다.


If you make a mistake, get all tangled up, just tango on.(실수를 해서 스텝이 엉키게 되면 그것이 바로 탱고죠)


실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요즘이다. 하지만 실수로 스텝이 엉키면 탱고가 될 수 있겠지만, 내가 경험한 인생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다. 내 안의 여리고 여린 내가 더이상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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