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음악 - 카를로스 가르델 작곡/알프레도 레 페라 작사
이른 주말 아침
잠에서 깨어 책을 펼쳤다. 새벽 시간이지만,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아 잠들기를 포기하고 나서다. 요즘 다시 아르헨티나 그리고 탱고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외우려고 하는 중이다. 와인 모임을 준비하는 자세라고 할까.
책을 여러번 읽는 이유는 이래서 일까. 처음 읽었던 설렘과는 또다른 감동이 있다. 이전에 놓쳤던 단어와 문구들을 볼 때마다 탄성이 무의식적으로 터져나온다. 이런 문구를 내가 놓쳤었다니...
한장한장 조심스럽게 넘겨가는 가운데 오늘 내게 계속 눈에 띈 문구는 바로 '고독'이다.
3분이든 30년이든 똑같다. 탱고나 인생이나 다를 바 없다. 언젠가 상대는 떠난다. 그러므로 이별을 전제로 한 춤에 그들은 정열적일 수밖에 없다. 끝을 알고 하는 사랑이니, 그렇게 안타까운 것이다. 탱고는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고, 또한 탱고는 인생이다. 그들의 춤은 3분, 그들의 사랑은 3분, 3분 동안 그들은 울부짖듯이 모든 열정을 다하여 춤을 춘다. 그러므로 탱고의 춤사위는 그들의 몸부림이며 탱고의 음악은 그들의 절규다. 섹스가 육체를 위로한다면 탱고는 영혼을 위로한다. 그래서 탱고는 슬프다.
<<탱고 인 부에노스아이레스(시공사, 박종호 저)>>
말벡 와인엔 탱고를...
사실 말벡 포도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말하고자 하면 아르헨티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말벡은 현재 아르헨티나의 대표 와인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말벡 와인과 함께 즐기면 좋은, 아니 함께 즐겨야 하는 탱고를 모르고서는 말벡 와인을 맛과 멋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앞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아르헨티나 탱고에 대해서도 적어보려고 한다.
내 삶의 키워드 '고독'
사실 사십춘기를 혹독하게 겪다보니 내 삶의 키워드는 온통 '고독'과 '사랑'이 차지해버렸다. 그래서일까. 이전에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가슴 속 깊은 울림이 있다. 그리고 강렬한 충동까지 느껴져 수없이 다짐해본다. '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언젠가는 떠나보리라'고 말이다.
난 어떤 노래든지 선율보다 노랫말을 먼저 살펴본다. 그리고 한자한자 음미하는 스타일이다. 길거리를 걷다가 들리는 노래 속 가사가 마음을 울리면 가던 길을 멈추고 찾아보기도 한다.
이번에도 그렇다. 이 노랫말을 혼자서 음미하기에는 너무도 아까워 이렇게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긴다.
Soledad(고독)
노랫말을 만든 이는 작사가 '알프레도 레 페라'이며, 노래 선율을 만든 이는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이다.
우선, 배경음악으로 휴고 디아즈의 연주곡을 틀어놓고 그리고 가사를 음미해보자. 참고로 휴고 디아즈(Hugo Diaz)는 영화 <탱고 레슨> 주제곡 연주로 유명한 ‘전설적인 하모니카 탱고연주 거장’으로 기록되는 인물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이제 나를 지워버렸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고 싶지 않네요...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당신의 전화를 기다리며
내 가슴은 거짓만 찾고 있죠.
이 영원한 고독이 얼마나 쓰고 깊은지
다른 사람드이 상상하는 것이 싫네요
느리게 똑딱거리는 시계소리와 함께
이 길고 긴 밤의 악몽은 점점 더 커져 가네요.
우울한 그림자가 들리워져 있는 이 방에서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그녀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녀의 발소리는 방문 앞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멈춰 버린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곳에는 아무도 없고 그녀는 오지 않네요.
그것은 내 마음속에서 튀어나온 환영일 뿐이죠.
그리고 그 환영은
내 가슴속에 잿더미만 남기고 사라지네요.
은색 시계 속의 고통스러운 시간은
흐르길 거부하네요.
낯선 이들의 행렬이
조롱하는 듯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네요.
이 끝없는 대열은 익살맞은 표정을 지으며
망각으로 가라앉네요.
그와 함께 나의 것이었던 당신의 입술도 사라지지요.
그리고 나는 고통 속에 홀로 남겨졌지.
우울한 그림자 속의 방에서 기다리면서......
아울러
아르헨티나 탱고 국민 가수이자 '탱고의 왕', 탱고의 카루소'로 불리는 이 노래의 작곡가인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이 이 노래를 어떻게 소화했는지도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