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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r 06. 2019

#51. 완벽한 조합, 실망은 없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피노누아 페이독

특별한 날엔 와인이지

오늘은 브런치 'Shin의 물방울' 브랜드 특별상을 받은 날이다. 이 기쁨을 자축하고 싶어 저녁 식사 자리를 와인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예약했다. 늘 그렇듯 메인 요리보다 와인 리스트를 만지작 거린다. 차근차근 읽어 나가며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와 비교해본다. 아직 전문가에 비하면 얕은 지식이지만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와인 리스트가 흰 건 백지요 검은 건 글씨 정도는 아니다.


역시 가게 선정은 잘한 것 같다. 와인 리스트에는 와인 종류별, 나라별로 잘 정리가 되어 있었다. 와인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와인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와인에 대한 상세 설명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와인 리스트 속 와인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오늘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 너무 센 곳에 왔구나란 후회가 들 정도였다. 와인 샵에서 사 와서 콜키지를 했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물론 실망하기엔 이르다. 분명 이 가게에도 가성비 좋은, 나처럼 주머니가 얇은 이들을 위한 멋진 와인을 준비해뒀을 테니 말이다.

프랑스 와인이 마시고픈 날

오늘만큼은 프랑스 와인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솟구쳤다. 내가 와인을 좋아하게 된 것도 복잡한 와인의 향과 맛 덕택이니 말이다.


와인 리스트를 꼼꼼하게 정독하던 중에 발견한 와인!!! 이름만 들어도 설렐 법한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라고 적힌 그리고 포도 품종은 '피노누아(Pinot Noir)'!!!! 그리고 예전 장발몽이 내게 안겨다 줬던 감동 덕택에 각인된 '페이독(PAYS D'OC)'!!! 게다가 가격이 와인 리스트에 있는 프랑스 와인 중에 가장 착했다.

찾아보니 바롱 필립 드 로칠드는 와인샵에서 싸게 구하면 1만 원대, 비싸도 2만 원대 초반 정도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참고로 호텔에서 와인 1병당 콜키지 차지가 2만5천원에서 3만 원 정도 한다. 와인을 즐긴다는 것은 분위기도 중요하기에 자리값을 감안해서 레스토랑에서 가격을 책정했으리라 생각한다...


이 놈은 내게 어떤 기쁨을 선사해줄까?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부르고뉴(버건디) 잔이 테이블 위에 깔렸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피노누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마시는 와인이다. 한 달만이다 보니 이미 침샘이 정신 못 차리고 분출하기 시작했다.


퐁하고 마개가 열리자, 와인의 향기가 나를 향해 돌진하듯 강렬하게 퍼져 나온다. 보관을 잘해놓은 것일까 아니면 오늘 나의 기분이 무척 상기되어 있어서 일까.


이미 나와있던 샐러드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내겐 오늘 와인만 있으면 되는 날이니 말이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피노누아 페이독

● 생산자 :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생산지 : 프랑스, 랑그독 루씨옹

등급 : IGP

품종 : 피노 누아(Pinot Noir) 100%


밝은 루비 컬러에 체리, 산딸기와 같은 붉은 과일 향과 장미꽃향이 은은하게 지속된다. 산뜻한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이 입안에서 느껴지며 전체적으로 과일향이 오래 느껴지는 와인이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바롱 필립 드 로칠드는 보르도 와인 명가 로칠드가에는 샤토 무통 로칠드를 소유한 가문이다. 그렇기에 바롱 필립 드 로칠드라는 문구가 와인에 적혀 있다면 일단 한번 맛볼만하다. 프랑스 와인의 명가이고 와인 품질을 보증하는 증서와도 같은 것이어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자세히 풀어놨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는 무똥 까데 스토리를 통해 풀어내는 것이 가장 드라마틱하다.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

바롱 필립 드 로칠드 피노누아프랑스 남부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에서 재배된 피노누아 100%로 만든VDP(Vin de Pays: 뱅 드 페이) 등급의 와인이다.


랑그독-루씨옹은 오드, 에로, 가르의 평야지대에서는 포도를 많이 재배하는데 그 생산량이 전국 포도 생산량의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프랑스의 최대 와인 산지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하다. 보통 랑그독 와인의 이미지는 저가이지만, 랑그독 내륙 산지에서도 고급 와인 생산된다. 대륙성 기후로 높은 고도 덕분에 서늘한 기후가 유지돼 산도가 뛰어난 우아한 고급 와인이 생산된다고 한다.

출처 : 다음백과

과거 랑그독은 루씨옹과 구분되어 분류됐으나, 2007년부터 랑그독 AOC(원산지명칭통제)로 통합돼 랑그독-루씨옹으로 표기됐다. 와인 생산 비율은 랑그독이 90%로 압도적인데, AOC등급의 아래 등급인 뱅 드 페이(Vin de Pays)의 6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앞면 에티켓(라벨)을 자세히 살펴보면 페이독(Pays d′Oc)이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뱅 드 페이(Vin de Pays)랑그독 단어를 합친 것이다.


뱅 드 페이(Vin de Pays)에 대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뱅 드 페이(Vin de Pays)

장 발몽 까베르네 쇼비뇽 정보를 살펴보다가 나를 혼란에 빠뜨린 단어.... VDP...


친절하게 Vin de Pays라고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VDP란다... 이것 찾느라 한참을 헤맸다. 이것 역시 나를 집착하게 만들었다.


살펴보니 이것은 와인의 등급을 나타내는 명칭이었다.


이전까지 마신 것들은 메종 부에이의 빌라 데 크뤼 보르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AOC 등급이었다. 흔히 'Appellation'으로 시작해 'Controle'로 끝나는 표시로 되어있는 것들 말이다.


프랑스 와인의 등급 체계
상세히 살펴보자

가장 하위 등급 뱅 드 따블(Vin de Table), 그 위 등급으로 뱅 드 페이(Vin de Pays), 그 위로 VDQS(Vin Delimites de Qualite Superieure), 그 위가 가장 중요한 최상위 분류인 AOC다.


아래 이미지는 직접 만들었다. 등급표는 역시 시각화가 최고라는 생각에서다. 퍼가신다면 출처 표기 좀...

[원산지 통제 명칭 와인(A.O.C)]

: 프랑스 최고 품질 등급의 와인으로 라벨에 `Appellation d` Origine Controlee`(아펠라시옹 도리진 꽁뜨롤레)라는 표시로 되어 있다. 가운데 들어가 있는 단어(d` Origine)은 그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된 포도가 재배된 곳을 표시한 것이다. 이 규정은 우수한 포도 생산 지역의 와인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국립 원산지 명칭 연구소 I.N.A.O(Institute National des Appellation d'Origine)에 의해 각종 규정이 관리되고 있다. 와인 생산량은 총생산량의 35% 정도라고 한다.


[우수 품질 제한 와인 V.D.Q.S]

: 이 와인은 라벨에 `V.D.Q.S`(Vin De'limite' De Qualite' Supe'rieur: 뱅 델리미떼 드 깔리떼 쉬페리에)라는 우표 모양의 표시가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와인은 포도가 재배된 원산지를 지정하는 우수한 와인으로 와인 관리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와인이다. 주로 프랑스 남부의 랑그독 루씨옹지방, 프로방스 지방 등에서 많이 생산되며 총생산량의 2% 정도로 소량 생산된다.


[뱅 드 페이(Vin-de-Pays)]

: 지역 등급 와인으로 IGT(Indication Geographique de Provenance)라고도 표기한다. 포도가 재배된 지역의 표시가 가능한 지방 명칭 포도주로 포도가 재배된 지역의 원산지, 수확연도, 품종표시가 가능하나 다른 지방의 포도를 섞어 와인을 만드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남부에 있는 랑그독 지방에서 생산되는 뱅드 페이독(Vin-de-Pays d`Oc)와인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뱅 드 따블(Vin-de-Table)]

: 와인 에티켓(라벨)에 "Vin-de-Table France"라고 표시되어 있으며, VDF(Vin de France)라고도 표기한다.데일리 와인으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프랑스 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되며 총생산량의 약 48% 정도라고 한다. 이 와인은 포도가 재배된 원산지 표시와 수확 연도 그리고 포도의 품종 표시가 금지되어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와인은 AOC 등급일 것이다. 하지만 등급과 와인의 품질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피노누아에서 느낀 향은 AOC 와인 못지않았다.


▼ 페이독의 또다른 감동을 안겨줬던 장발몽 까베르네 쇼비뇽

의지의 1등급 와인
샤또 무똥 로칠드

세계 5대 최고 `등급 샤토 와인 하면 샤또 라투르, 샤또 마고, 샤또 오 브리옹, 샤또 라피트 로칠드, 그리고 샤또 무똥 로칠드를 꼽는다.


샤또 무똥 로칠드는 원래 보르도 1등급에 속하지 못했는데 51년의 끈질긴 노력 끝에 1973년 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급됐다. 그래서'의지의 와인'으로도 불린다.


무똥이 2등급이었을때 이들의 모토는
'First I cannot be, second I do not choose to be, Mouton I am. (일등은 될 수 없고, 이등은 내가 선택하지 않기에 나는 무통 일 수밖에 없다)'이었고, 부단한 노력 끝에 1등급으로 승급된 이후 이들의 모토는
'First I am, Second I was, Mouton does not change (무똥은 현재 일등이다. 이등이었던 시기는 지났다. 무똥은 변함이 없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 출처 : 와인21닷컴
무똥 막내의 탄생

1930년 보르도 지방의 포도 작황은 최악이었다. 수확한 포도 품질은 당연히 나빴다. 당시 와이너리 주인이었던 바롱 필립은 와인을 맛본 후 샤또 무똥 로칠드란 이름을 달수 출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 해 전인 1929년과 두해 전인 1928년 빈티지가 환상적인 상태였기에 1930년의 작황은 더욱 심각하게 다가왔다.


당시 전 세계 유명화가의 그림을 와인 라벨로 채택해 유명해진 그랑크뤼 2급이었던 무똥 로칠드의 소유주 바롱 필립은 무똥 로칠드를 1등급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다.


그리고 바롱 필립은 샤또 무똥 로칠드 대신에 무똥 까데라는 브랜드를 내놓게 된다. 최고급 와인인 퍼스트 와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와인 콘셉트로 '무똥 까데(무똥의 막내)' 세컨드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다.


‘무똥 까데’는 출시되자마자 파리 사교계를 사로잡았다고 한다. 1930년 포도 품질은 최악이었지만 무똥 까데는 무똥 로칠드에 사용되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었기에 가격 대비 품질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후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판매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보르도의 날씨는 3년 연속 좋지 않았고 그 덕택에 무똥 까데의 생산은 계속됐다. 그 결과 무똥 까데는 프랑스 상류 사회의 에브리데이 와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바롱 필립은 무똥 까데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로칠드’가에서 생산한 와인을 서민들도 마실 수 있다는 꿈을 준 무똥 까데는 현재까지 베스트 셀링 보르도 와인으로 남아있다. 


무똥까데의 탄생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아래 내용 참조

연간 약 1500만 병 이상 팔리는 파워 셀러

무똥 까데는 우리나라에서 마트에서는 2만 원대 와인 전문 샵에서는 3만 원데(정가 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보르도 최초 AOC 와인으로도 유명하며 전 세계에서 연간 약 1500만~1700만 병이 판매되는 것으 추정된다.


무똥 까데는 진한 루비 빛을 띠며 산딸기와 블랙 커런트 같은 과일 아로마와 산뜻한 산도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탄닌의 복합적 느낌에 가죽의 향까지 살짝 더해져 긴 여운을 갖게 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무똥 까데는 예술과 스포츠 부문에서 다양한 후원사업을 전개하며 무똥 까데 시리즈를 출시했다. ‘무똥 까데 칸 리미티드 에디션’은 칸 국제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1992년부터 칸 영화제와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영화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전도연 씨가 수상 축하 파티에서 세계적 영화인들과 함께 마신 와인으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골프대회에도 공식 후원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내의 선택받은 일부 포도밭에서 만들어지는 ‘무똥 까데 라이더컵 스페셜’은 2년마다 열리는 미국-유럽 간 골프대회인 라이더 컵을 2018년까지 후원한다. 강렬한 붉은빛과 보르도 와인 특유의 복잡하면서도 우아한 향이 특징이다.


이밖에 무똥 까데 첫 빈티지의 레이블을 그대로 재현한 ‘무똥 까데 빈티지 에디션’은 가문의 품격을 살린 오마주 와인으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무똥 까데' 관련 글

피노누아

“신은 카베르네 쇼비뇽(이하 카쇼)을 만들었고, 악마는 피노누아(Pinot Noir)를 만들었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격언처럼 전해지는 말이다. 피노누아(포도 품종) 와인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고, 와인에 관심을 가지면 궁극적으로 피노누아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피노누아는 카베르네 쇼비뇽에 비해 껍질이 얇고 포도알이 촘촘한데, 기후와 환경에 민감해 재배가 어렵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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