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앞에서...

늦은 깨달음...가슴저린 그 단어 '엄마'

by 광화문덕
아들 나 암이래...

지난 주 엄마에게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미세하게 떨리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는 애써 밝은 목소리를 내시는 것 같았다. 부모의 마음은 이런 것일까...


그날 퇴근하고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달려갔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조직 검사를 하고 난 뒤라 누워계셨다.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할지 몰랐다.

다행히 초기래

엄마는 초기라고 말하며 다행이라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셨다. 얘기를 들어보니,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뭔가 이상해 근처 산부인과가서 피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자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큰 병원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했단다.

그리고 보라매 병원으로 의사 선생님이 진료예약까지 다 잡아주셨다고 했다.

보라매 병원???

난 사실 보라매병원에 대해서 잘 몰랐다. 내 주변 사람들도 잘 모르는 병원이라고 했다. 엄마가 아무리 초기라고 하더라도 자식으로서 아무곳에서나 수술을 받게 할 수 없었다. 불암함은 점점 커졌다. 요즘 의료사고가 하도 많기에...


보라매 병원에 대해서 알아봤다. 닥치는 대로 전화를 걸었다. 알아보니 엄마는 운이 좋은 경우라고 했다.


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곳이었다. 의료진도 젊고 열정 넘치는 곳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보라매병원의 인지도는 높았다. 불안함은 조금 누그러졌다.

자궁암

엄마의 병명은 자궁암이라고 했다. 의사는 엄마에게 암 전이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단다.


월요일에 입원한 뒤 이틀 동안 추가 검사가 진행됐다. 난 어제와 오늘 오후 반차를 내고 어머니 옆을 지키고 있다.

아빠의 눈물

어머니는 지금 막 수술실에 들어가셨다. 수술실 문이 닫혔다. 엄마의 모습은 쓸쓸했다. 슬펐다. 아빠는 울음을 터트리셨다. "그래도 정이 들었나보다"라고 끝까지 핀잔을 놓으시며 눈물을 훔치셨다. 나 역시 엄마의 얼굴이 사라지자 가슴속에서 주체할 수 없이 솟구치는 감정이 느껴졌다. 참았다. 나까지 울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뜨거운 아빠의 눈물을 본 게 참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

수술실 모니터에 엄마의 이름이 올라왔다. "23살에 나한테 와서..." 아빠는 또다시 오열했다. 아들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 등지고 서 있는 아빠를 조용히 바라봤다.


엄마가 수술실에 들어간지 이제 한 시간 지났다.


벌써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엄마란 단어가 이토록 가슴 저린 단어임을 난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