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떠나보냅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다른 근무지로 발령이 나서 떠나는 날입니다. 비가 오네요. 아침부터 세차게 내리던 비가 이제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현관문까지 배웅하였습니다. 한 손에 우산을 받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가방을 쥐고 있는 모습이 내리는 비와 함께 지금의 상황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것과 손에 든 가방과 걸어가는 사람이 모두 제 각각 있다면 무슨 감정이 있을까요. 떠난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만든 풍경에 가슴 저 밑바닥에서 무언가를 호소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산을 든 뒷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며 나는 내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일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자리를 떠나기까지 그저 일을 해야 합니다. 다시 일상이 이어집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나도 짐을 싼 가방을 들고 현관을 거쳐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은 어떤 날씨일까요. 그때까지 여기 내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2023.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