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시인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문장에 숨어있는 의미에 밑줄을 치며 감동으로 읽었습니다.
글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때 마다 작은 돌 하나씩을 모으는 습관이 있는 새가 돌들이 무거워져 더 이상 하늘을 날수 없게 되었지만 끝까지 자신의 소중한 돌을 지키다 쓰러집니다. 남은 것은 소중하다 여겼던 쓸모없는 돌들 뿐이었습니다. 삶이 무거운 것은 돌이 무거웠던 것이 아니라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과거의 시간이지요. 과거에 대한 우리의 집착이지요. 흘러간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나는 과거를 벗어 버리지 못하고 얼마나 많은 돌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떠나보내야 할 것은 떠나보내야만 날 수 있음에도 자유로울 수 있음에도 여전히 그것을 부둥켜안고 삶을 힘들어합니다. 시인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더 힘들어합니다.
과거는 현재의 나를 만들었지만 미래의 나를 결정하는 것은 지금의 나입니다. 과거의 나에 사로잡혀 지금의 나를 보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우리 모습입니다. 돌을 버리지 못하여 지금을 후회할 과거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나의 모습입니다.
시인이 명상을 통해 깨달은 말들이 버겁습니다. 사람이란 버리지 못한 돌들로 힘들어하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요. 비록 날수 없게 되더라도, 과거에 얽매이고 정에 약해지고 힘들어하는 것이 사람 사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살아가면서 뒤돌아보고 눈물도 짓고 웃음도 보이는 그런 존재입니다. 힘들더라도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살며시 돌 하나라도 버리는 연습을 하고 살겠습니다. 과거의 나도 소중하지만 지금의 나는 더 소중하니까요. 과거의 나로 인해 지금의 나가 아프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미래의 나가 현재의 나를 힘들었던 과거의 돌로 여기지 않도록 살겠습니다.
이번 한 달만은 아직 붙잡고 있는 미움과 고집과 이기심의 단 하나만이라도 내려놓고 조금이라도 날아올라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