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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희 Mar 01. 2024

(하루 일상)  유시유종(有始有終)

새해에 맺은 나와의 약속을 생각합니다

2024년을 어제 시작한 것 같은데 3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을 보려면 흘러가는 물을 보라고 하였습니다. 똑같은 모습으로 변함없이 흐르고 있지만 지금 보고 있는 물은 아까 본 물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시간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미 시간은 흘러갔으며 흘러가고 있는 중입니다. 시간의 한가운데 서 있지만 나를 둘러싼 시간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자성어로 ‘유시유종(有始有終)’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도 있고 끝도 있다는 말로 ‘시작을 했으면 끝까지 해야 한다.’,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신년에 맺은 나와의 약속을 끝까지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지금입니다.


1월 1일에 적었던 약속이 수첩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펜을 눌러쓰며 쓰던 손은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나와의 약속이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12월 31일 그날까지, 365개의 하루하루를 디디고 버티면 이루어질 약속이 있게 될 겁니다. 어쩌면 지켜지지 않은 더 많은 약속들을 보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때 실망을 할 수 도 있습니다. 


아직은, 남은 시간이 많은, 지금 이 시간에는, 어쩌면 있을 수도 있는 실망을 미리 할 수 없습니다. 이루지 못한 약속으로 인한 실망은 두렵지 않습니다. 2024년 마지막 그날, 실망할까 시작도 하지 않는 나 자신이, 이런저런 핑계로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한 나 자신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기에 지금 다시 약속을 펴보며 덧칠을 하여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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